‘영화로 北현실 폭로’ 북한인권영화제 21일 개막

북한인권국제영화제가 오는 21일(금)부터 23일(일)까지 3일간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개최된다.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관객과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소통, 더불어 통일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번 영화제에서는 ‘히치하이커’와 함께 나란히 칸 영화제에 초청된 윤재호 감독의 ‘마담B’, 모든 것이 조작된 거대한 세트장 같은 북한의 현주소를 폭로하는 ‘태양 아래’, 애니메이션과 실사가 결합된 독특한 형식의 ‘더 월(The Wall)’ 등이 상영된다.

이밖에도 한국, 프랑스, 중국, 미국, 러시아, 아일랜드까지 총 6개국의 15편의 화제작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마담 B’ 스틸컷. /사진=북한인권국제영화제(NHIFF)

상영 영화 중 주요 라인업으로 선정된 ‘탈북자/정착: Defectors & Take Root’ 섹션의 ‘마담 B’는 돈을 벌기 위해 북한에서 중국으로 간 한 여성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마담 B는 중국에서 1년 만 일하고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브로커의 농간으로 시골에 강제로 팔려가게 된다. ‘히치하이커’를 연출한 윤재호 감독이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한 한 사람의 인생을 차분하게 관찰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냈다.



▲영화 ‘태양 아래’ 스틸컷. /사진=북한인권국제영화제(NHIFF)

비탈리 만스키 감독의 ‘태양 아래’는 러시아와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지만, 양국의 강력한 반발 속에서 한국에서 최초 개봉된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은 영화제에서 ‘북한인권 들여다보기: Close Up North Korean Human Rights’ 섹션에 선정됐다.

제작진은 오디션을 통해 만난 진미라는 8살 소녀가 김정일의 생일 기념행사에 참여하는 과정을 촬영했다. 그런데 촬영 직전 진미의 집은 새로 지은 아파트로 바뀌고, 밥상에는 진수성찬이 놓이는 등 진미의 생활은 모든 것이 조작된다. 촬영 때 마다 등장하는 경호원들까지, 제작진을 위한 하나의 거대한 세트장이 된 진미와 함께 감독은 촬영 전후 카메라를 끄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영화 속에 담았다.



▲영화 ‘더 월’ 스틸컷. /사진=북한인권국제영화제(NHIFF)

‘태양아래’와 같은 섹션에 선정된 ‘더 월’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시골의 시인 소녀에 대한 기록영화를 찍기 위해 북한에 방문한 데이비드 킨셀라 감독이 북한 당국의 필름 검열을 받아 가며 오랜 편집 기간을 거쳐 제작한 드라마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북한을 탈출하는 여성 시인과 종파 분쟁이 한창이던 시절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사는 소년의 삶을 병치하면서 개인을 억압하는 정치의 문제점을 고발한다. 감독이 담을 수 없었던 북한 실제의 모습이 만화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져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으로 완성됐다. 이 영화는 아일랜드골웨이국제영화제 최고인권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인권영화제는 북한인권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주관, 소망교회, 행정자치부,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했다. 주관 단체인 사단법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대한민국 최초로 ‘북한의 민주주의와 인권 실현’을 목표로 창립된 NGO 단체로, 2009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