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결혼식까지 올렸는데..”

“죽은 혼사(영혼 결혼식)까지 해줬던 동생이 살아 있다니…꿈만 같네”

전남 강진군 작천면에 사는 김용익(82)옹은 요즘 잠을 설치기 일쑤다.

오는 29일 화상상봉을 통해 북측의 동생 광문(75)씨를 만날 생각을 하면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서너시간이 채 되지 않아 깨기 일쑤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고 달력 넘기기를 수십회. 상봉일이 다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4형제중 셋째인 광문씨와 헤어진 것은 6.25가 터지기 직전인 1950년 음력 5월5일.

‘단오’인 그날 동생은 ‘돈 벌어서 공부를 하겠다’며 서울행 기차를 탄 뒤 전쟁이 터지면서 소식이 끊겼다.

휴전이 된 뒤 수년간 소식이 없자 동네에서 점(点)을 보고 온 당시 어머니는 ‘광문이가 죽었다’며 여때껏 단오일에 제사까지 지내왔다.

결혼도 못하고 죽었다며 이웃에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처녀와 영혼 결혼식까지 올렸다.

김씨는 “형제중에 가장 똑똑하고 영리했지만 가난으로 제대로 배우지 못하자 서울가서 배우겠다며 나간 것이 마지막이 됐다”며 “이렇게 백발이 돼 만나게 됐다”며 감격해 했다.

그는 “죽은 줄로만 알아서 이산가족 상봉 신청도 못했는데 아마도 북쪽에서 한 것 같다”며 “동생은 똑똑한 만큼 그쪽에서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10여년전에 광문이 바로 윗 형이 죽었는데 함께 보지 못해 너무 아쉽다”며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