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따라배우기 운동’, 北인권유린 스스로 인정하는 셈”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는 김정은 정권이 케케묵은 ‘영웅 따라 배우기 운동’을 또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최근 200일 전투를 벌이는 현장이나 함경북도 수해 피해를 복구하는 현장에 가보면 이 구호로 매닥질 돼 있습니다. 신문과 방송들도 복구 작업에 동원된 군인들의 강인한 정신을 선전하기 위해선지 “온종일 물속에서 힘겨운 전투를 벌이느라 장병들의 발은 퉁퉁 부어오르고 입술은 부르터 갈라졌다”며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발파로 갱도벽체와 천정이 통째로 무너져 내린 곳에서” 작업을 강행하는 ‘청년영웅’들, “크고 작은 바위들이 수시로 떨어져 내리는” 붕괴 직전의 갱도에서 일하는 탄부와 광부들을 가리켜 ‘자력자강’의 모범사례라며 ‘영웅 따라 배우기 운동’을 벌이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인민을 이토록 위험한 곳으로 내몰며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일이 바로 온 세계가 규탄하는 최악의 인권탄압이자 인권유린이라는 것을 모르니 더 한심한 일이 아닙니까. 

열악한 작업현장은 치명적인 사고를 동반하게 됩니다. 작업 중에 전신 50%, 2도, 3도 화상을 입고 위독한 상태에 놓인 명천지구탄광연합기업소 탄부들, 발전설비수송을 밤낮으로 하던 돌격대원들이 심한 동상을 입은 사실, 그리고 눈길에 미끄러지는 발전설비를 구원하다 숨진 돌격대원의 이야기 등 수많은 사건사고를 스스럼없이 신문에 실은 걸 보면 뻔뻔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인민들이야 죽든 말든 상관없는 김정은의 인권의식이 빚어낸 산물입니다. 

하긴 이런 인권의식을 가졌으니 인민들 말마따나 ‘물에 빠져죽고, 얼어 죽고, 팔다리가 부러져나가도 상관없다며 200일 전투 승리’만 강조하고 있고 또 해방 이후 처음이라는 큰물 피해의 대재앙 속에서도 5차 핵실험을 감행하고는 전국 곳곳에서 축하행사까지 연 것이 아니겠습니까. 

북한에는 인권문제가 없다고, 있을 수도 없다고 부인해 왔지만 저들 스스로 밝힌 최악의 인권유린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어떠한 환경이나 조건에서도 인권을 유린하는 현상은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자랑하는 ‘영웅 따라 배우기 운동’이야말로 인권침해의 표본입니다. 이제 그 죄값을 받아낼 때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