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은 `첨단核신경센터’가 아니라 고물처리장”

“영변핵시설은 007 영화에서 나오는 첨단기술단지와는 거리가 멀고 방사능에 오염된 허물어진 시멘트 건물집합소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이 내달 1일부터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조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의 핵전문가인 존 B.울프스달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소(CSIS) 국제안보담당 선임연구원이 최근 CSIS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영변 핵시설의 실태와 수준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울프스달 연구원은 미 에너지부 공무원 출신으로 북미 제네바합의에 따라 지난 90년대말에 영변 핵시설 동결 감시단으로서 영변 핵시설에 머물며 영변 핵시설을 살펴봤던 몇 안되는 전문가다.

그는 영변핵시설에선 “물과 전기도 단지 몇시간 동안만 제공될 뿐이고 번쩍거리는 레이저나 최신 컴퓨터 장비도 없어 `악의 제국의 핵신경센터’라기보다는 지난 1950년대에 시간이 멈춰있는 고물처리장에 더 가깝다”고 밝혔다.

울프스달 연구원은 영변의 5MW 핵원자로에 대해 “지난 1980년대 지어졌고, 연간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지만, 미국 기술진들은 국제시장에서 폐품으로 사들이고, 많은 잉여부품으로 수리한 낡은 컴퓨터 통제장비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원자로의 외관을 보면 부품은 녹슬고, 유리창은 깨져 있어 단기간 방문자에게는 안전할 지 모르지만 미국이라면 강제로 시설을 폐쇄했을 만큼 방사능에 오염된 수준이어서 미국 기술진들은 안전을 위해서 항상 방사선 노출량을 알려주는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할 것이라고 울프스달은 지적했다.

이어 그는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해선 “폐연료봉 재처리 과정은 가장 방사능이 많이 발생하는 활동으로 방사능 노출이 매우 높을 것 같다”면서 의료진들이 기술진들에게 아주 짧은 기간만 방사능 노출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핵연료가공공장 불능화는 가장 쉬운 작업이긴 하지만 현지의 열악한 상황을 감안하면 기술진들의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핵연료가공공장의 안전수준이나 영변시설부지의 손상 정도로 볼 때 사이트는 우라늄에서 나온 방사능으로 오염됐을 것이며 이로 인해 매일 매일의 작업이 어렵고 위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술진들은 3개 불능화 대상시설 사이트에서 방사능 보호의나 마스크, 모자, 장갑 등을 항상 착용해야 하고, 매번 입장할 때마다 방사능 체크를 받아야 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뿐만아니라 미국 기술진들은 필요한 장비들은 모두 북한 밖에서 공급받아야 할 것이고, AK-47 소총으로 무장한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시설에서 숙식을 해야 하며 매일 비포장 도로로 출퇴근하고 4곳 이상에서 보안검문을 받아야 하며 북한이 위성전화나 TV의 사용을 금지해 외부사회와 두절된 채 살아야 할 것이라고 울프스달은 자신의 경험에 비쳐 불능화 기술진의 애로사항을 예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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