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北고위급 정체는 ‘오리무중’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남한 북측 대표단의 모습. 왼쪽부터 당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최룡해 노동당 비서. /사진=연합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남북이 선발대를 교환한 데 이어 이번주부터는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공동행사를 치른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고위급대표단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평창올림픽에 임박해 고위급대표단을 발표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해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은 앞서 지난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2년여 만에 고위급 회담을 갖고 ‘북측은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민족올림픽위원회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이후 남북은 연이은 실무접촉과 실무회담을 통해 선수단, 예술단 등의 파견과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를 이뤘고, 이를 토대로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과 남북 선발대 상호 교환이 이뤄졌다.

북측은 17일 실무회담에서 참관단 파견이 어렵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했고, 아울러 고위급대표단에 대해서는 추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열흘이 지나도록 고위급대표단에 대한 남북 간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는 북한이 전략적 셈법을 고심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과 시기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때에 발표함으로써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데일리NK에 “북한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어떤 판이 벌어질지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고민하면서 전략적 셈법을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며 “특히 고위급대표단은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마지막 단계까지 카드를 감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 소장 역시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북한에 집중되도록 하려는 게 북한의 전략이기 때문에 고위급대표단에 대한 발표는 올림픽에 임박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평창에서의 북미 접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협상에 나설만한 고위급을 파견할 것”이라며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정경택 국가보위상 등 새롭게 떠오른 실세가 고위급대표단으로 파견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고위급 파견으로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예상치 못한 깜짝 인물을 내세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를 감안하면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고위급대표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남 소장은 “최룡해는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 때 내려온 적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하지만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내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며 “혈육인 여동생을 보냄으로써 최고지도자를 대신해 내려왔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부각하고 관심을 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29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한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등 21개국에서 정상급 외빈 26명이 방한한다고 밝혔다.

이미 북한도 회담을 통해 고위급 대표를 보내기로 합의한 만큼, 평창올림픽 계기에 펜스 부통령과 북측 대표 간의 미북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미국 측이 비핵화 대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북한은 이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미북 대화의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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