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왕래에 BDA도 풀리나..한반도정세 주목

이번 주에 남북 열차 시험운행이 실현되는 것과 함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계좌 송금 문제도 풀려 남북관계와 6자회담의 물꼬가 동시에 트이는 한 주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경의선.동해선 열차가 각각 56∼57년만에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하는 시험운행이 17일 이뤄지고 BDA 송금도 북한 돈이 거쳐갈 미국 은행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지면서 금주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두 가지를 통해 정세 호전을 엿보는 이유는 시험운행과 BDA송금이 그동안 한반도의 양대 현안이자 남북관계 및 동북아 정세를 지체시킨 직.간접적 원인이 돼 왔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둘 다 정세의 `병목현상’을 초래해온 셈이다.

실제 열차 시험운행은 작년 5월 무산된 이후 남북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사업의 발효 조건이 되면서 주고받는 형태인 차세대 경협의 본격적인 시작을 지연시켰고 BDA문제는 북핵 정세의 답보상태를 몰고 왔다.

현재 상황을 보면 시험운행의 경우 지난 11일 끝난 제5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일회성 군사보장조치를 확보하면서 성사될 것이 확실시된다.

BDA문제도 북한 돈 2천500만달러가 거쳐갈 미국 은행이 나타나면서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이번 주에 BDA로부터 미국 은행이 돈을 받아 제3국 은행의 북한 계좌로 이체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이 경우 미국 은행 경유를 요구하며 북핵 2.13합의 이행을 유보해 왔던 북한의 태도 변화를 몰고 오고 남북관계도 북핵 상황의 진전에 힘입어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남북관계와 6자회담이 `나란히’ 속도를 낼 수 있고 서로 상승작용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남북관계에서는 경공업.지하자원 협력 합의서가 열차 시험운행 직후 발효되면서 우리 정부가 관련 업무를 담당할 이행기구를 발족하는 등 남북의 발걸음이 빨라지게 된다.

다음 달 27일에는 경공업 원자재로 섬유 500t을 보내고 같은 달 25일부터는 남북 공동조사단이 함경남도 검덕, 룡양, 대흥 광산에 대한 공동조사에 들어가는 후속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에서는 BDA문제가 풀리면 애초 2.13 이후 60일내에 이행키로 합의했던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의 방북, 이에 대한 상응조치인 우리 정부의 중유 5만t 북송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특히 북핵 상황에 연결돼 있는 대북 쌀 차관 40만t도 북한이 2.13합의의 초기조치를 순조롭게 이행할 경우 예정대로 5월 하순 첫 배가 북한으로 떠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초기조치의 이행과 맞물려 북.미 관계정상화를 위한 양자회담, 제6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미 고위급의 방북 등이 이어지고 상황에 따라 6자 외무장관회담까지 열리면서 정세변화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를 앞당기는 종전선언 등 극적인 장면을 기대하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앞서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관심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최근 제21차 장관급회담부터 중심화두가 될 것은 한반도 평화라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지난 7일 이같이 강조하고 “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분야별로 논의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11일 끝난 제5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서해상 군사적 충돌방지 방안을 위한 공동어로 문제 등을 협의키로 한 바탕 위에 그동안 경협에 뒤처졌던 정치.군사분야의 협력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하지만 미국의 BDA해법이 북한의 2.13 초기조치를 유도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정세는 북.미 간 책임공방으로 치달으며 180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미 2.13합의의 초기조치 이행시한을 한 달이나 넘긴 만큼 미국을 중심으로 대북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냄과 동시에 강경론이 확산되면서 대화의 흐름이 이어지기 보다는 다시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열차 시험운행과 경공업.지하자원협력으로 탄력을 받게 될 남북관계에 대한 견제 여론이 비등하면서 이 달 하순의 대북 쌀 차관 제공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재현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BDA라는 걸림돌이 제거되더라도 향후 6자회담에서 초기조치 이후의 핵시설 불능화 등을 놓고 충돌한다면 `남북관계 속도조절론’이 재부상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낙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반적 상황에 비춰 이번 주는 한반도 정세를 평화의 흐름으로 이끄는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편이지만 BDA문제가 해법을 찾지 못하거나 만에 하나 시험운행이 무산될 경우 2.13합의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정세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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