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시험운행, 北韓 왜 ‘무덤덤’ 할까

17일 반세기 만에 이뤄진 남북한 철도연결에 대해 남한은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지만 북한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이날 저녁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남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이 17일 동서해선에서 각각 있었다”며 열차 시험운행 사실을 아무런 논평 없이 매우 간략하게 보도하는데 그쳤다.

이날 남북간 열차시험운행에 대한 북측의 태도는 남한에서 1천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현장을 생중계하고 세계언론들이 주요뉴스로 취급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것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남북이 함께 이뤄낸 위대한 승리의 역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껏 의미를 부여한 데 대해 권호웅 북측 내각 책임참사가 “아직까지 위대하다는 말을 붙이지는 말라”고 한 것은 열차시험운행을 대하는 남북의 시각차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주민들의 반응도 남한은 열광적인 환영 분위기 일색이었지만 북한은 무관심을 넘어 냉담하다시피 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축제 분위기를 띄울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남한으로서는 남북경협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철도연결 사업이 시험운행을 통해 본격적인 운행 가능성을 열어놓은데다 남북 간 경제협력 및 상호 이익추구 가능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남한은 한반도 위기상황 관리와 안정성 확보를 통해 대외신인도 제고 효과도 부수적으로 누릴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반면 북한은 이날 시험운행 행사 그 자체를 통해 실익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없고 열차 시험운행으로 남한으로부터 경공업 제품을 지원받는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선전할 수도 있는 입장도 아니기 때문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남북한 열차운행에 대해 북한 군부가 아직까지도 마뜩찮게 여기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울러 남한이 개성과 평양 등 북한 핵심지역을 관통하는 경의선에 비중을 뒀지만 물류유통을 중시하는 북한이 동해선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동해선의 남한 제진역 이하 구간이 연결되지 않은데 대한 북한의 불만이 반영됐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으로서는 정세에 이끌려 마지못해 철도연결 행사에 응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며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실현되면 그때 가서 남북 간 ’통일열차’ 개통을 대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 군부의 방어선이 느슨해진다는 우려와 거부감이 반영돼 북측에서는 행사가 조용하게 치러진 것 같다”며 “앞으로 철도 연결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과대홍보 보다는 조용하고 내실있게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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