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한나라 방미 망신외교 그만 두라” 맹공

▲ 열린우리당 비상대책회의 ⓒ연합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의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방미단을 향해 열린우리당이 ‘망신외교’라며 비난했다.

김근태 당의장은 25일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한나라당의 방미외교가 국민을 망신시킨다”며 “이미 합의한 양국 정상회담의 결과를 반대하는 사상 유례없는 망신외교”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미국에 가서 ‘조공외교’ ‘책봉’ 운운한 것은 국민의 낯 부끄러운 일”이라며 “한나라당은 좁은 우물에 누워 눈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말한다”고 비난했다.

전작권 이양 논의 중단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우리가 옛날에 중국에 죽지 않으려고 조공도 바치고 책봉도 받아가면서 살아 남았다, (미측 인사들이) 귀찮다고 해도 국익에 필요하면 귀찮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이 23일 전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당사에는 아직도 5공 시절의 달력이 걸려 있는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은 지금이라도 역사관과 세계관을 재점검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문희상 상임위원은 “정상간의 합의를 반대하러 가는 일은 미국의 관행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국방부 관리는 만나지 못하고 소위 ‘코드’가 맞는 이들만 만나서 발언을 과장·왜곡한다”고 비꼬았다.

문 위원은 “양국 정상간의 협의나 시기 논의에 대한 대안을 내놓을 생각을 하지 않고 상대국에 가서 반대운동을 하는 공당의 행태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의 권위와 나라의 명예에 심각한 침해를 준 방미단은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부의 어설픈 전작권 협상을 막으려는 한나라당의 노력을 ‘친미 사대주의’로 몰아세우고 있다”면서 “고령의 의원이 국가 안보를 위해 못할 일이 없다는 뜻으로 한 말을 ‘조공외교’라고 비난한다”고 반박했다.

나 대변인은 “우리끼리 친미니 반미니 다투는 사이 전작권 단독행사의 최대 수혜자는 평화세력이 그토록 증오하는 미국의 군수산업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북한의 의도를 외면한 채 섣불리 달려들다가는 안보는 미궁 속을 헤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