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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건 열린우리당 의원은 7일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거의 안 될 것 같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상당히 소심하고 겁이 많은 사람이라 여기(서울) 못 온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동영 전 의장이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내년 3,4월경에 정상회담을 해야 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뚜렷한 근거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갔을 때 (김정일이) 손을 붙잡고 ‘어르신 여기가 어딘데 오십니까? 대단한 용기십니다’라는 얘길 두 번이나 했다”며 “이런 비하인드(배경)에는 난 겁이 많아 못 간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정 전 의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중국 발언 이후 이날에도 MBC라디오에 출연 “이미 남북정상회담은 원칙적으로 남북간에 합의가 된 바 있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만 남아 있는 것”이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이 남북간에 평화정상회담을 시도해야 할 때”라며 “이런 적절한 시기에 대북특사도 필요하고, 김정일 위원장을 작년에 만났던 경험으로 보면 김 위원장도 결단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열린당은 북핵 위기 해소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남북정상회담은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대선정국 주도권을 겨냥한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
국회 통외통위 위원인 최성 열린당 의원은 7일 CBS 라디오에서 “북핵 실험으로 조성된 긴장 분위기가 다소 완화됐고 갈등과 분쟁국가에 있어 특사파견 및 정상회담은 절실히 요구된다”며 “북한체제에서 김정일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절대권력을 감안하면 정상회담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여당 일각에서 내년 대선을 겨냥, 남북정상회담 ‘불 지피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잔뜩 경계하고 있다.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북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북핵을 용인하는 것이며 북에 대한 일방적인 퍼주기를 재확인하는 꼴”이라며 “지금 현재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확실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재가를 받은 양측 핵심 인사들이 지난 10월 중·하순에 중국, 몽골 등 해외에서 연쇄 접촉을 갖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및 향후 정상회담 추진 등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내용을 보도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