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에도 ‘전작권 환수’ 다른 목소리 많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시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어 노무현 정부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열린당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희망21’ 소속의원 20명은 18일 성명을 통해 “북한 핵문제, 남북관계, 동북아 정세 등 한반도 안보환경을 고려해 (전작권) 환수 시기를 신축적으로 변경, 적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에 참여한 정장선 의원은 “국민의 안보불안 등을 감안해서 전작권 환수는 북한핵 등 안보문제와 연계해서 유연성을 둬야 한다”며 “너무 서두르거나 자주적 입장에서 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열린당 고문인 천용택 전 국방장관은 “이상하게 ‘자주’라는 감정적 용어에 휘말려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이미 평시 작통권과 국군통수권을 갖고 있어 자주국가”라고 말했다.

천용택 “‘자주’ 외치는 것 철부지 수준”

이어 “다만 전시 지휘 통제 차원에서 전작권을 미국과 공동 행사하는 것인데, 여기에 자주라는 용어를 들이대는 것은 철부지 수준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주한미군은 통일을 위해서도, 통일을 완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미국의 도움 없이는 통일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국을 설득하고 동조를 끌어낼 파워를 가진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면서 “미국이 나가면 주변 강국들이 우리말을 듣겠느냐. 경제도 마찬가지다. 한미동맹이 깨져 미군이 떠나면 우리 경제는 상상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대중 정부시절 국방장관을 역임한 열린당 조성태 의원은 “작통권 환수 문제는 ‘시기’가 아니라 ‘상황’적 접근을 해야 한다”면서 “언제까지 무조건 환수하겠다는 목표연도에 집착하지 말고 어떠어떠한 조건이 충족됐을 때에만 환수한다는 식으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전작권 단독행사에 앞서 충족돼야 할 조건으로, 북핵 문제 해결 ▲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 군사적 신뢰 조치를 가시화해 환수 이후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 배제 조치 등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작통권 환수는 한미연합사 해체, 작전계획 5027폐기, 미 증원계획 폐기 등 세 가지 큰 변화를 초래한다”며 “사실상 한국군 단독방어 체제 상태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盧 대통령 자신이 쟁취한 것처럼 공 세우려 해”

이와 함께 미국에서 일시 귀국한 정대철 열린당 상임고문도 정부의 전작권 단독행사 추진에 대해 “노 대통령이 마치 자신이 용감하게 싸워서 (전작권을) 가져오는 것처럼 공을 세우려는 생각에서 ‘자주’를 강조하다 보니 본질이 국민한테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인 정 고문은 “대선 직후 12월21일께 러포트 사령관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소개하며 “당시 러포트 사령관은 ‘앞으로 주한미군이 달라진다. 지상군을 붙박이로 박아 놓지 않고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유연하게 배치할 것’이라며 미군의 전략 변화를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포트 얘기가 ‘미군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육군으로 막지 않고 공・해군력으로 단기전에 승부를 낼 것’이라고 했다”며 “전작권(이양)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미국 내부에서)저절로 나오게 된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환수 목표연도가 결정되더라도 추후 안보상황 변화에 따라 목표연도를 늦출 수 있도록 미국 측에 단서조항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서조항을 두더라도 환수 시기는 2012년 이내에서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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