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 폭격 속 카다피軍 주요 도시 공격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이 주축인 연합군이 연일 리비아의 대공방어기지와 군사시설을 폭격하는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부대가 22일 리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미스라타와 서부의 진탄 등을 공격하며 반군 세력에 대한 압박을 재개했다.


미국은 그러나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3차례의 공습 작전으로 리비아의 대공방어망이 대부분 와해돼 비행금지구역 실행이 가능해졌다고 보고 앞으로 군사작전을 축소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리비아 사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반군 측과 면담한 유엔의 압둘 일라 카티브 특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반군은 카다피 군이 에워싸고 있는 여러 도시의 포위가 풀리고 이들 도시에서 정전이 조속하게 이뤄지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다피군, 반군 공격 =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200㎞ 떨어진 미스라타에는 연합군의 폭격 속에서도 탱크를 앞세운 카다피 부대가 도심에 진입해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반군 측은 주장했다.


반군의 한 대변인은 카다피 부대의 탱크가 시위대에 발포하고 있으며, 건물 지붕에 배치된 카다피 부대의 저격수들도 거리를 지나는 주민을 조준 사격하고 있다고 외신들에 전했다.


미스라타의 한 의료진은 AFP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카다피 군의 공격으로 40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리비아 정부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이미 사흘 전에 미스라타를 반군으로부터 `해방’시켰고, 테러 분자들을 수색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반군 측은 자신들이 여전히 미스라타를 장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카다피 부대는 또 나푸사 산맥 자락에 있는 진탄 마을에 포탄을 쏟아붓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했다.


주민 압둘 라흐만 다우 씨는 “여러 채의 가옥이 파괴됐고, 모스크의 첨탑도 주저앉았다”며 “오늘은 마을을 포위하려고 새 부대가 도착했다. 현재 최소 40대의 탱크가 진탄 근처의 산맥 자락에 배치됐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AFP 통신은 이날 트리폴리 남서쪽의 야프란 마을에서도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반군과 카다피 부대 간의 교전이 벌어져 9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반군의 거점 벵가지까지 진격했다가 연합군의 공습에 밀려 퇴각한 카다피 군은 동부 지역의 교통 요충지 아즈다비야 일대에서 반군과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이 방송은 아즈다비야 주변에서 격렬한 교전과 포탄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사상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연합군의 공습 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미군 아프리카사령부의 카터 햄 사령관은 “반군의 지상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부여받지 않았다”며 화력 면에서 카다피 부대에 열세인 반군을 미군이 직접적으로 도와줄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7일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승인한 결의를 채택했으나 지상군의 투입에 대해서는 일단 배제했다.


하지만, 유엔 결의에는 `민간인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리비아 사태가 악화됐을 때 지상군 투입이 재논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리비아 특사로 임명한 카티브 전 요르단 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그들(반군)은 리비아 정부군이 둘러싸고 있는 도시들의 포위가 풀리고, 그곳에 조속히 정전이 이뤄지질 원하고 있음을 거듭 밝혔다”고 말했다.


카티브 특사는 전날 리비아 북동부 도시 토브루크에서 반군 지도자들과 처음으로 만나 리비아 사태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들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3차 공습 = 연합군은 전날 밤 트리폴리 외곽의 해군기지와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등지에 대한 3차 공습을 단행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전날 밤 9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대공포가 연이어 발사된 뒤 트리폴리 안팎에서 2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하면서 트리폴리 외곽의 아부 시트르 해군 기지 등 2곳의 기지가 공습 목표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벵가지 동부에 있는 정부군 레이더 기지 2곳도 연합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리비아 정부의 이브라힘 대변인은 여러 항구와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의 민간공항 등이 공습을 받아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의 목표물 중에는 카다피가 속한 부족이 주로 거주하는 남부 소도시 세브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3차 공습에 참여했던 미 공군 전투기 F-15 스트라이크 이글이 전날 밤 리비아 북동부에서 기계 고장을 일으켜 추락했으나 조종사 2명은 모두 안전하게 탈출해 구조됐다.


미군 아프리카사령부의 카터 햄 사령관은 “특별히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공격의 빈도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 사흘간 이어진 공습으로 목표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이날 “우리가 (리비아의) 대공방어망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군사작전은 앞으로 수일 내에 줄어들 것”이라며 말했다.


리비아 방공망 공습을 주도한 미국은 조만간 작전 지휘권을 영국이나 프랑스, 또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넘기려 하고 있으나 아직 어느 쪽이 지휘권을 인수할지 확정되지 않았다.


◇카다피 아들 사망설 = 연합군의 공습이 이어진 가운데, 카다피의 6번째 아들인 카마스(32)가 사망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아랍권 인터넷 매체인 아라비안 비즈니스 뉴스는 웹사이트에서 카다피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가 폭격당했을 때 카미스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스카이TV도 독일의 한 웹사이트 보도를 인용, 리비아 공군의 한 조종사가 비행기를 몰고 카다피의 관저로 돌진하는 바람에 카미스가 중화상을 입고 트리폴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리비아 정부는 카다피 관저에서는 아무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런 사망설을 부인했다.


러시아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카미스는 카다피의 최정예 부대인 제32여단(속칭 카미스 여단)을 이끌고 있으며, 반군에 대한 공격에 주도적 역할을 맡아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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