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사령부, 한국전때 北위폐 제조시도”

한국 전쟁 당시인 1951년 일본에 설치돼 있던 연합군총사령부(GHQ) 산하 공작기관이 일본에서 북한 지폐 위조작전을 시도했다가 중단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20일 전했다.

신문은 이 작전에 관여했던 재일 한국인 남성이 위조지폐를 만들기 위한 원판을 보관하고 있다면서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작전은 전쟁상황 변화로 몇 달 뒤 중지됐고, 이에 따라 위조지폐는 인쇄되지 않았다.

북한에 의한 미국 달러화 위조 여부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미국이 주도한 GHQ가 58년 전에 북한 지폐를 위조하려 했다는 점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원판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은 도쿄에 살고 있는 연상(延祥·81)씨다. 그는 GHQ 직속 기관인 ‘캐논 기관’의 간부였던 연정(延禎· 2002년 사망)씨의 동생으로, 형과 함께 작전에 관여했다. 캐논 기관은 일본 점령 정책을 실시한 GHQ 직속 비밀 공작기관이다.

연정씨는 1973년에 출판한 저서 ‘캐논 기관에서의 증언’에서 ‘모 국가의 경제 교란을 일으키기 위한 계획’이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에는 작전 대상국이 북한이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이 작전은 위폐를 북한에 유통시켜 경제 혼란을 유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원판은 ‘북조선중앙은행’이 1951년 발행했던 최고액면인 백원 지폐를 위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원판 크기는 가로 240㎜, 세로 85㎜의 동판이었다. 북조선중앙은행인(印)은 물론, “본 은행권의 은행 소유의 금귀금속, 다른 재산 또는 북한인민위원회의 보증서로서 이를 보장한다”는 내용도 새겨져 있다.

연상씨가 쓴 ‘캐논 기관에서의 증언’에 따르면 이 작전은 1951년 초 내려졌다. 작전명은 ‘아이스박스 오퍼레이션’이었다.

이에 따라 캐논 기관은 오사카(大阪)에서 위폐를 제조한 죄로 공판 중이던 일본인 남성을 데려와, 도쿄 오타(大田)구의 한 집을 빌려서 마련한 아지트에서 원판을 만들었다. 이 남성에게는 고액의 보수를 주겠다며 이 일에 전념시켰으며, 캐논 기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4명이 감시했다.

그러나 이 작전은 북진을 주장하던 더글러스 맥아더 GHQ 총사령관이 1951년 4월 해임된 이후 중단됐다. 작전이 중지됨에 따라 감시역할을 하던 한국인 4명이 일본 남성이 외출한 사이에 원판과 공구들을 갖고 철수했고, 이에 따라 원판은 미완성인 상태로 남게 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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