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노동당과 내각 등 정권기관 간부들은 연초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북한 간부들은 새해 첫날 꼭두새벽부터 각종 행사 참석, 산하 단체 종사자 격려, 신년 공동사설 관철 대책 수립 등 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내고 있다.
북한 고위간부들은 1일 새벽녘 찬 바람을 가르며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방문, 김일성동상에 인사를 올리는 것으로부터 올해 일정을 시작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당과 국가, 군대의 지도간부, 내각을 비롯한 중앙기관 등 책임자급 인사들이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았다.
이들은 이어 이날 선군정치 10주년을 맞아 푸른 소나무로 둘러싸인 북한군 다박솔초소를 방문했다. 대공포들이 군데군데 배치된 다박솔초소는 1995년 1월 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문, 선군정치를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곳이다.
북한 매체는 김 국방위원장이 북한군 제2625부대를 시찰했다고 새해 첫날 전날인 31일 전했으나, 방문 날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박봉주 내각 총리는 1일 조윤희 건설건재공업상 등을 대동하고 중국 지원으로 건설되고 있는 대안친선유리공장을 방문, 중국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조윤희 건설건재공업상은 그러나 11일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했다.
김운기 황해남도 당위원회 책임비서, 최대진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김형식 전기석탄공업성 제1부상, 김일근 개성시 인민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은 노동신문ㆍ조선인민군ㆍ청년전위 3개 신문 공동사설이 발표되자 앞다퉈 언론을 통해 신년 공동사설 관철을 다짐했다.
특히 리경식 농업상, 최용남 농업성 부상 등 농업성 간부는 우량품종 확보, 이모작농법, 감자농사, 콩농사 등으로 `농업혁명’을 이룩할 것임을 밝혔다. 신년 공동사설은 “농업전선이 사회주의 경제의 주공전선”이라고 강조, 올해 농업을 경제 주력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농업성 고위 간부들은 연초부터 도ㆍ시ㆍ군 등에 나가 현지 농업관계자와 협력해 곡물증산 대책을 수립, 추진토록 지원하고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지방 행정기관과 당조직 책임자들도 관할 지역 내 주민들을 독려해 가며 영농물자를 마련, 인근 협동농장에 전달하고 있다. 국가계획위원회 간부들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요소비료 등 영농물자를 평남 온천군 보림협동농장에 전달했고, 화학공업성 간부들은 평남 평원군 송화협동농장에 찾아 농민들을 격려했다.
노동신문(1.6)은 “성(省)ㆍ중앙기관 일꾼(간부)들과 정무원(공무원)들이 새해 벽두부터 농촌지원사업을 힘있게 벌이고 있다”면서 “새해 들어 3일 동안 성ㆍ중앙기관들에서 비닐 박막 6만㎡, 요소비료 수십t, 각종 소(小)농기구 15종에 1만2천100여 개, 많은 양의 연유를 비롯해 올해 농사에 필요한 영농물자를 마련해 각지 협동농장에 보내줬다”고 전했다.
고위 간부 및 지방 당ㆍ정 책임자급 인사들은 행정기관ㆍ단체가 주최한 군중대회 또는 궐기모임에 참석, 신년 공동사설 관철을 결의했다. 10만여 명이 참가한 평양시 군중대회의 경우 박봉주 총리,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최태복ㆍ정하철ㆍ김중린 노동당 중앙위 비서 등이 참석했다.
기관장과 책임자급 간부들은 또 산하 기관을 방문, 격려하고 있다. 최익규 문화상, 조찬구 부상 등 문화성 책임자급 간부들은 피바다가극단, 만수대예술단 등 산하 단체를 방문, 신년 공동사설 관철에 기여하는 작품 창작을 지시했다. 변영립 과학원장 등도 산하 단체를 순시하며 `커다란 성과로 광복 60주년 및 노동당 창당 60주년을 맞자’고 독려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1.5)은 “조국의 북단 온성군으로부터 분계연선(휴전선 부근) 도시 개성시며, 동해의 통천군으로부터 서해 옹진군에 이르기까지 온 나라 각지의 각급 정권기관 일꾼들이 연초부터 지방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아글타글(끊임없는)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