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호사건, 이번 주 ‘장기화’ 분수령

지난달 30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북측에 나포된 ‘800 연안호’ 사건이 이번 주 조기 해결이냐 장기화냐의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남북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군 통신선을 통해 양측 군사실무책임자 명의로 연안호에 대한 입장을 주고받은 뒤 2일까지 추가로 교신을 하지 않고 있다.

북측은 지난달 31일 대남 전통문을 통해 “해당기관에서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조사결과에 따라 선원들(4명)과 연안호 문제가 처리될 것”이라고 했고 우리 측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조속히 선박과 선원을 송환해 주기 바란다”고 회신했다.

정부 당국자는 2일 “북측이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한 만큼 조사가 끝나기 전에 연락을 다시 해올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조사를 마무리한 뒤 전통문을 통해 처분 방침을 통보해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 주 중 조사를 마무리하고 송환 방침을 통보할지가 이번 사건 장기화 여부에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조기 해결 사례로 평가되는 ‘황만호’(2005.4.13 월선) 사건 때 북측은 사건 다음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월선 사실을 공포한 데 이어 이틀 뒤인 그해 4월16일 조선적십자사 총재 명의의 대남 전통문을 통해 선박 및 선원을 송환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월선한 지 닷새만에 송환한 바 있다.

황만호 사건 때처럼 북한이 우발적인 월선 외에 다른 혐의를 두지 않는다면 이번 주 안에 선원들이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능케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만약 북측이 선원들에 대해 불법어로 등 혐의를 두고 이번 주를 넘겨 조사를 계속한다면 사건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조사가 길어지면 사건처리에 대한 북한 내부의 의견조율 과정이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결국 대남 압박 또는 유인 카드로 삼자는 ‘강경론’이 득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북한이 반대하는 한미합동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8.17~27)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점도 심상치 않다. 연습기간과 그 이후 남북관계에 ‘난기류’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전에 해결되지 않으면 사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은 현재 낙관도 비관도 자제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북한이 사건 발생 후 지금까지 보내온 ‘신호’가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는 터라 사태 추이를 전망하기가 어렵다는 게 당국자들의 인식이다.

북한이 사건 발생 하루만에 조사중인 사실을 공식 통보해온 것은 나쁘지 않은 신호지만 이번 사안을 ‘영해 불법침입’으로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한 점으로 미뤄 정식 형사사건 프로세스에 따라 처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사건의 ‘예측 불가성’을 감안, 4~5일로 예정돼 있는 강원도 고성군 및 속초시 거주 납북자 가족 방문 일정을 뒤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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