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8.15 후유증’ 우려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한 시민ㆍ사회단체의 숙박장소 제공 협조를 거부하며 마찰을 빚었던 연세대 학교 당국과 총학생회가 `8.15 후유증’을 앓게 될 전망이다.

14일 밤 연세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었던 통일연대ㆍ한총련 등 행사 참가 단체가 연세대와 이 학교 총학생회의 반대로 결국 경희대로 장소를 급히 변경하면서 `연세대는 각성하라’며 비난을 강하게 퍼부었기 때문이다.

통일연대는 이날 오후 장소변경 공지를 하며 낸 공식입장에서 “행사와 숙박 이외 일체 다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간곡히 협조를 구했으나 연세대는 모든 건물을 폐쇄해 역사적인 민족대축전의 대열에 등을 돌렸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어 “광복 60년만에 열리는 민족대축전을 전 국민이 환영의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연세대의 모습은 결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청년학생의 전당이라는 위상에 맞지 않게 연세대가 보여준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태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통일연대는 “연세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민족의 평화통일에 적극 기여할 수 있는 대학으로 거듭나라”고 목청을 높였다.

통일연대 관계자는 “캠퍼스의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연세대가 이번에 보인 행동은 실망할 만하다”고 꼬집었다.

자의든 타의든 연세대는 진보세력에 장소제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순간에 `반통일 세력’으로 몰린 셈이다.

이에 대해 연세대 측은 `어이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세대 윤한울 총학생회장은 “장소 제공을 반대했던 이유는 그들의 지향하는 이념을 반대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일방적인 학내 진입으로 시설물과 면학분위기가 훼손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라며 `탈 정치’를 강조했다.

윤 회장은 “8.15 행사가 보ㆍ혁 갈등을 빚다 보니 연세대가 보수세력으로 몰렸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대학은 이제 학문의 전당이지 과거처럼 정치 집회의 장이 아니며 총학생회는 이런 `탈 정치’의 기본 원칙을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에도 진보에도 속하지 않고 대학에서 순수하게 `정치색’을 거둔다는 탈정치 공약으로 학생들의 표를 받아 총학생회가 이뤄진 만큼 학우의 동의없는 정치집회를 반대한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수단체인 자유주의연대가 이날 `연세대 총학생회를 지지한다’는 성명까지 내면서 대학 총학생회가 우익단체의 지지를 얻어내는 보기 드문 상황까지 연출되면서 연세대는 탈정치 노선이 자칫 `오역’될까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학생회를 지지했던 연세대 교수평의회가 낸 성명에서도 “통일을 명분으로 진행하는 정치적 행사의 교내집회를 불허한다는 이유로 연세대가 통일을 원하지 않는 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 회장은 “수차례 사양에도 우리를 지지해 준 보수단체의 뜻은 고맙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우익ㆍ보수세력과 동조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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