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맞은 北..’핵보유 자긍심’ 가득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이 성과없이 끝난 가운데 북한이 연말을 핵보유 자긍심으로 가득찬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15주년을 맞아 노동신문은 “오늘 우리 인민은 민족사에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가장 영광스럽고 긍지 높은 시대에 살고 있다”며 “군력을 핵심으로 하는 나라의 전반적 국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또 같은날 ‘백전백승의 기치’ 제목의 정론에서 “반미대결전에서 최후의 통장훈(외통수)을 부르는 장엄한 우레소리로 천하를 흔들어 놓고 우리를 건드리는 침략자는 무자비하게 징벌하고야 말 조선의 기상, 각오, 배짱을 남김없이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핵실험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10월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 점을 염두에 둔 평가로 풀이된다.

지난 22일 끝난 6자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밝힌 북한의 입장을 ‘위풍당당’이라는 평가를 내린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의 설명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핵실험 뒤 북한의 거리에는 ‘핵보유국이 된 5천년 민족사의 역사적 사변을 길이 빛내이자’, ‘핵보유국의 당당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제국주의자들의 온갖 도전을 단호히 짖부수자’, ‘핵보유국으로 일떠세운 김정일 원수님 고맙습니다’ 등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6자회담에 나선 북한 대표단은 선(先)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9.19공동성명 이행 논의를 뒤로 미룬 가운데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분리해 핵무기 폐기 문제는 논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핵무기=자긍심’이라는 등식 속에서 북한 체제를 지키기 위해 북.미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는 최후까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6자회담이 끝나면서 북한 지도부가 보여주는 행보 역시 ‘군력 강화를 통한 국력과시’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6자회담이 끝나자마자 인민군 제934부대를 찾아 시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모든 지휘관, 병사들이 미제의 침략책동에 대처해 고도의 경각성을 가지고 경계근무를 책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15주년 중앙보고대회에 나선 김영춘 군 총참모장은 핵실험 성공에 대해 “선군의 기치 따라 전진하는 주체조선의 강한 국력과 창조적 잠재력을 힘있게 증시한 역사적 사변”이라며 “만일 적대세력들이 제재 압력책동을 계속 강화한다면 우리는 그에 보다 강력한 대응조치로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6자회담 결과와 관련, “”우리에 대한 부당한 제재실시로 9.19공동성명 이행을 가로막고 6자회담을 1년 이상이나 교착상태에 빠뜨린 미국은 이번에 회담 탁(테이블)에 복귀해서도 제재의 시급한 해제를 한사코 거부하고 선(先) 핵포기 주장을 고집하면서 우리의 일방적인 무장해제를 집요하게 획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핵보유에 대한 자긍심을 주민 속에 분명히 함으로써 지속되는 경제난으로 인한 불투명한 미래를 넘어서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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