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귀국앞둔 北주재원 ‘선물마련’ 고민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외화벌이일꾼과 무역일꾼 등 주재원들이 연말 총화를 위한 귀국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외화벌이 명목으로 해외에 파견된 주재원들은 연말이면 귀국해 1년간 사업성과를 평가받고 신년 사업계획을 보고한 뒤 해를 넘겨 1월이면 다시 파견지로 돌아오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아무래도 사업실적이 부진한 주재원들은 혹독한 비판이 두려워 귀국길에 오르는 발걸음이 무겁기 마련이다.

중국에서 애니메이션과 멀티미디어 분야 등에서 일을 하고 있는 북한의 파견기술자들은 최근 북한 당국에서 귀국하라는 지시를 받고 우울한 분위기에서 철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선양(瀋陽)의 한 대북소식통은 이와 관련, “IT 분야와 달리 애니메이션이나 멀티미디어 분야는 사업실적이 대부분 부진해 연말 총화기간을 맞아 귀국령이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통상 3년으로 정해진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주재원들도 사업 성과에 따라 희비가 갈리곤 한다.

외화벌이에서 혁혁한 성과를 세운 주재원들은 소속 기관이나 사업소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재파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적이 부진한 주재원들은 일단 귀국한 뒤 다시 중국으로 나올 수 있다는 기약을 하기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대북무역에 종사하는 조선족 사업가 Y씨는 “북한에서 파견된 일부 기관은 실적이 좋아 주재원들이 통상 5∼6년씩 장기간 중국에 머무는 사례도 많다”고 소개했다.

사업평가도 평가지만 귀국을 앞두고 선물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북한에서 해외주재원들은 혜택을 받은 계층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빈 손으로 돌아갔다가는 소속 기관이나 사업소에서 눈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자금 대신 무역권한을 받아 자체적으로 자금을 충당해야 하는 북한의 주재원들은 수시로 중국을 드나드는 소속 기관 대표단 뒤치다꺼리에다 연말을 앞두고 귀국선물까지 마련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특히 귀국선물도 예전에는 의류나 화장품 등 생필품이 환영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눈높이가 높아져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컴퓨터, 액정TV 등으로 선호 취향이 바뀌면서 선물 구입에 드는 비용도 크게 높아졌다.

북한 청진에서 나온 한 외화벌이 일꾼은 “상부에서 요청한 6가지 물품 가운데 2가지밖에 마련하지 못해 할 수 없이 귀국을 일주일 연기했다”며 “딱히 돈이 나올 구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업 대방(파트너)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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