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대북 식량지원 이뤄질까

좀체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 속에 대북 식량지원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연내 대북 식량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을 때만 해도 대북 지원은 시기와 양의 문제일 뿐인 듯 보였다. 그러나 최근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 등으로 미뤄 연내 지원이 성사될지 여부는 쉽게 장담할 수 없어보인다.

이런 기류는 24일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사무소장 일행의 통일부 방문때 여실히 드러났다. WFP가 지난 8월 최대 6천만달러 규모로 대북 지원에 동참할 것을 요청한데 대해 우리 당국자는 ‘시기.규모 등을 계속 검토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뿐 아니라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24일 “북한의 식량사정이 심각한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WFP 등 북한 주재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전날 서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결같이 북한 식량 사정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과 맥락이 달랐다. 식량 사정이 심각할 경우 북한의 요청이 없더라도 지원에 나선다는 정부의 원칙을 당장 적용해야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게다가 지난 달까지만 해도 “대북 식량지원을 적극적.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9월3일 민화협 행사), “대북 식량지원을 틀림없이 할 것”(9월10일 국회 업무보고) 등의 발언으로 강한 의지를 밝혔던 김 장관도 최근 진전된 발언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대북 식량지원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대체로 최근 남북관계 상황에 기인한다고 소식통들이 26일 전했다.

인도적 지원은 조건없이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북한이 12일 테러지원국의 멍에를 벗은 이후 대남 비방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남북관계 전면 차단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선 뒤 정부의 전반적인 대북 기류는 이전보다 더 싸늘해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안팎에서는 WFP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이 진행하고 있는 북한의 올가을 추수량 조사가 끝나는 다음 달 하순께가 되면 ‘연내 대북 지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음 달 4일 미국 대통령 선거 후 남북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도 정부의 입장 정리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지원을 추진할 경우 북한이 올들어 우리의 옥수수 5만t 직접 제안을 거부했음을 상기할 때 간접지원(WFP를 통하는 방식) 방안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관계까지 호전되면 ‘옥수수 5만t’을 넘어서는 규모의 대북 지원과 이산가족 등 기타 인도적 문제를 엮은 패키지식 대북 제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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