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사례로 본 핵 해법

“북한의 핵무기 해체가 정말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국제사회의 다양한 외교압박과 대북 제재조치가 논의되고 있지만 북한 핵실험으로 한반도 비핵화가 이미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것이라면 이런 조치와 압박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핵실험을 실시한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7개 `핵클럽’ 가운데 어느 나라도 핵보유를 되돌리려 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클럽 멤버십을 포기할리 없다는 시각에 논거를 더해준다.

하지만 굳이 역사에서 지침을 얻으려 한다면 핵개발을 자진 동결하거나 핵무기를 스스로 포기한 사례도 있다며 북한 핵위기의 돌파구가 전혀 없지는 않다는 시각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3일 소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70년대부터 20여년간 핵폭탄을 비밀리에 제조했으나 이를 자발적으로 포기한 유일한 국가다.

지난 93년 F.W 드 클레르크 전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핵무기를 개발해왔다고 전격 공개하면서 이와 함께 모든 핵무기와 핵개발 프로그램의 동결을 선언했다.

남아공은 독일과 스위스 과학자들의 지원으로 모두 7기의 핵폭탄을 제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로 남아공은 당시 지금의 북한처럼 국제사회에서 고립된채 비밀 핵개발에 나섰다.

남아공도 당시 자국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되자 군부가 득세, 끊임없이 군사력 확장을 모색했다.

현재까지도 왜 남아공이 자진 핵 포기를 선언했는지는 의문으로 남아있지만 91년 구 소련의 붕괴로 앙골라 등 인접 적대국의 위협이 희석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현재 남아공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핵 문제에서 정직한 중재자로서 자신의 위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은 최근 북한, 이란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에 협조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와 동시에 국제사회의 제재조치가 한반도, 중동 지역의 긴장을 한층 고조시킬 수 있다며 그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고립 및 제재 정책이 핵위기를 가져오는 근본 원인이며 안보위협을 해소시켜주는 것만이 핵의 자진 포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남아공의 진단인 셈이다.

이와 함께 지난 91년 소련의 붕괴는 수많은 핵보유국을 낳을 뻔 하다 당시 신생 독립국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무사히 핵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로루시는 총 6천500기의 핵무기를 러시아에 건네줬다. 우크라이나는 당시 5천기의 핵탄두를 보유, 세계 3위의 핵무장국이었다.

이들은 러시아의 군사기지 역할을 거부하면서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했다. 독자적인 핵 보유의 위험성을 파악하고 핵 포기로 명분과 실속을 모두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북한이 이처럼 융통성을 보이는 국가는 아니지만 핵을 보유하고 싶은 주변의 요인들을 먼저 없애는 주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이 외교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여전히 속내로는 북한 정권의 전복을 유일한 해법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핵실험 직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북한은 미래를 갖든지, 핵무기를 갖든지 둘중 하나다. 둘 모두를 가질 수는 없다”며 “핵무장한 북한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랠프 코사 회장은 “이제 제재조치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든지, 아니면 북한 정권을 끝내든지 하는 방향에 맞춰져야 한다”며 “정권전복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될 때가 됐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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