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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의 방중 행보에 대한 반응에서 여야가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선전과 주하이 등 개혁도시 방문이 북의 개방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데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이후 전망과 정부 역할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장은 1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북한이 경제개혁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여기는 것 같은 언행들이 나타났다”면서 “동행한 군부사람들에게 실제 중국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유 의장은 “북한에서 금년부터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개혁개방 노선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는 “북한이 경제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한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며 남북관계 발전을 통한 개혁드라이브를 촉구했다.
유선호 비상집행위원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의미심장한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하는 것도 사실은 우리 외교당국에서 그동안 조용하면서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의 결실 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여야, 정부 역할에 대해 상반된 평가 내놔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매우 유익하고 바람직한 순방이었을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북한이 진정으로 개혁과 개방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후속조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중국과 러시아, 동구권들이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일찍 받아들인 것처럼 북한도 더 늦지 않게 변화를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에 대해 “북한이 스스로 변하려고 이렇게 고심하는데 안타깝게도 실망스러운 것은 우리 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인사들이 아직도 북한 개방에 대해 입을 열지 못하고 북한 주민들을 굶주림과 인권 유린을 가속화 시키는 북한 체제유지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강도 높은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해준다면 우리가 더 도와줘야 한다”면서도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마카오 은행 위조달러 유통문제가 북미간에 명확히 해결되고 6자회담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 이봉조 차관은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매번 주요한 경제정책의 변화가 있었다”면서 “분명하지는 않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경제특구에 대한 정책을 다시 재개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