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전한 ‘수용소의 공포’…한미 北인권 전략은 비윤리적”

로버트슨 HRW 부국장 "北, 강제노동 중단 등 근본적 권리 개선 조치 선행해야"

청수 청수구 평안북도 국경경비대 하전사 압록강
2019년 2월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 유역, 북한 국경경비대원 모습. / 사진=데일리NK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 중 하나로 남아있다. 집권 7년차인 김정은은 국무위원장과 노동당 위원장을 겸임하면서 거의 완전한 정치적 통제를 행사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발표한 ‘2019 세계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이같이 서술했다. 시민적·정치적 자유의 제한, 독립적인 조직체 형성 금지, 자의적 체포와 구금, 강제노동 등 여전히 다양한 형태의 인권 유린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렇듯 북한 내 열악한 인권상황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북한인권 문제가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HRW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최근 진행된 데일리NK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미국과 한국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미스럽고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북한인권 문제가 정상 간의 대화에서 하나의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 실태를 언급하면서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 모두 ‘인권 의제는 (현재) 중요하지 않으며 나중에 다룰 수 있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것은 비윤리적이며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지도자가 개혁에 전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하고 중요한 지표는 사실 인권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의지”라며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소외되는 상태를 끝내고, 정상적인 국가로 고려되기 전에 근본적인 권리를 존중하는 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로버트슨 부국장과의 서면인터뷰 전문.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휴먼라이츠워치(HRW) 아시아담당 부국장. /사진=휴먼라이츠워치 제공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인권 개선 조짐이 전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이 인권 개선에 소극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북한 전역에 걸친 김정은의 지속적인 정치적 통제는 ‘내가 반체제 인사로 분류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주민들의 끔찍한 두려움에 기인한다. 여전히 수만 명이 고문을 당하고 산 속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는 ‘관리소(정치범수용소)의 공포’는 김 씨 일가가 바라는 것을 확실히 보장하는 무시무시한 방법이다. 북한 주민들이 북한 내에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탈북을 시도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공포 때문이다.

북한 당국이 표현 및 집회·결사의 자유 등 기본적인 시민적·정치적 자유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김정은과 노동당의 절대적 지배에 도전하는 어떤 정치적인 움직임도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김정은은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식량이나 물품의 분배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 때문에 그는 핵 프로그램에 엄청난 양의 자원을 전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어떠한 도전에도 직면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북한에 먹거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말이다.”

“Kim Jong-un’s continued political control over the country depends on making sure the North Korean people are deathly afraid of what will happen to them if they categorized as anti-government. The fear of the kwan-li-so, where tens of thousands of people are still being tortured and worked to death in the mountains, is a formidable way to ensure compliance with what Kim and his family wants. Fear is the reason that North Koreans who have a chance try to flee the country rather than stay and change it.

The government’s total intolerance for basic civil and political freedoms like expression, association and peaceful public assembly is to make sure that no political movement can form to challenge the absolute control of Kim and the Worker’s Party of Korea. Because Kim Jong-Un can totally suppress demands for distribution of food and other goods to meet people’s basic needs, he does not face a challenge for diverting huge amounts of resources to the nuclear program while people still don’t have enough to eat.”

-북한 당국은 이러한 인권 지적에 반박하며 자신들은 ‘인권의 천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는 무엇인가.

“북한에 독립신문이나, 정당, 시민사회단체 등 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어떤 형태의 조직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북한의 완전한 인권탄압을 보여주는 매우 명백한 지표다. 북한 전역에 걸쳐 진행되는 사업에서 강제노동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고, 위성사진을 이용해 산 속 정치범수용소를 찾는 것 또한 쉽다. 북한의 선전과 인권에 대한 거짓말을 부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The fact that there are no independent newspapers, political parties, civil society groups, or any other form of organizations outside the government’s control is a very clear indicator of the total suppression of rights in the DPRK. It’s also easy to spot forced labor by people on projects all over the country and political prison camps in the mountains using satellite imagery. Disproving Pyongyang’s propaganda and lies on human rights is not hard.”

-북한의 인권 상황이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나.

“유일하게 개선된 점은 주민들이 생필품을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의 탄생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한국과 다른 나라의 자본을 유치하는 것에 필사적인 이유 중 하나는 ‘주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쓴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의도는 어떤 형태의 저항도 억누르면서 주민들의 기본 욕구와는 거리가 먼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 프로젝트에 자본을 투입하려는 행동에서 읽을 수 있다.”

“The only thing that has improved is the creation of local markets which allow people with resources to buy and trade goods they need to survive. One of the reasons that Kim Jong-un is so desperate to get foreign investment from South Korea and elsewhere is he can use those resources to try and convince the people he’s committed to making their lives better. But his real intent can be seen in the way he suppresses any form of dissidence, and his diversion of resources away from people’s basic needs to projects like building nuclear weapons and missiles.”

-북한인권 문제가 핵문제에 가려 뒤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 문제에 손을 뗀 것 같다. 그들의 전략은 김정은에게 ‘끔찍한 인권 기록들과 관련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국제사회와 협상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때문에 근시안적이고 비윤리적이다. 북한이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입도 하지 않은 채 여전히 전국적으로 강제노동과 아동노동을 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이 북한에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하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일 것이다.”

“President Moon Jae-in and the South Korean government has apparently washed their hands of any concerns about human rights in North Korea. Their strategy is both short-sighted and unethical since it gives Kim Jong-un the belief that he can negotiate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without facing any sort of accountability for his horrendous human rights record. It would be the height of folly for South Korea to put foreign direct investment into North Korea at this time when the DPRK has not even become a member of the 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 (ILO) and still has forced labor and child labor occurring all over the country.”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휴먼라이츠워치(HRW) 아시아담당 부국장. /사진=휴먼라이츠워치 제공

-북미 또는 남북 회담에서 북한 인권이 하나의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미국과 한국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미스럽고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 모두 ‘인권은 중요하지 않으며 나중에 다룰 수 있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것은 비윤리적이며 노골적으로 말하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 북한의 지도자가 개혁에 전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하고 중요한 지표는 사실 인권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의지이다.”

“The fact that neither the US nor South Korea is talking about human rights in the DPRK when they hold summits with Kim Jong-un is scandalous and unacceptable. Donald Trump and Moon Jae-in are both pursuing unethical and frankly unsustainable strategies that human rights don’t matter and can be dealt with later. In fact, the willingness of the DPRK to tackle its human rights problems will be a key indicator of whether Pyongyang’s leaders are really committed to any sort of reform.”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에 침묵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현재 한국 정부의 관심 또는 개선 노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이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은 근시안적이며, 궁극적으로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건설 사업에 강제노동을 조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거나 정치범수용소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는 등의 어려운 주제를 논의하지 않음으로써 북한 스스로 ‘인권남용 문제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있구나’, ’국제사회도 이런 우리를 받아들일 수 있구나‘라고 믿게끔 만들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소외되는 상태를 끝내고 정상적인 국가로 고려되기 전에 근본적인 권리를 존중하는 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세계 최악의 인권침해 정권 가운데 하나로 꼽는 북한 당국을 상대한다는 사실을 쉽게 잊은 것 같다.”

“South Korea’s failure to raise human rights in North Korea is short-sighted and will ultimately be counter-productive. By failing to discuss difficult topics like the North’s systematic use of forced labor in construction projects or the continued operation of political prisoner camps, President Moon Jae-in is allowing North Korea to believe they can get away with their rights abuses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will accept them as they are.

In fact, there need to be fundamental rights respecting reforms before North Korea can be permitted to end its pariah status and be considered a normal member of the global community of nations. Moon Jae-in seems to conveniently forget that he is dealing with a government that many consider among the worst human rights violating regimes in the world.”

-지난해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한인권 토의가 5년 만에 무산된 일이 있었는데.

“우리는 이 회의가 가능한 한 빨리 개최될 수 있도록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북한인권을 안보리의 의제로 상정하려면 9표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그것이 가능하리라 확신한다. 북한은 이 검토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Human Rights Watch is working hard with the US and other UN Security Council members to arrange for this meeting to happen as soon as possible. Of course, we need to get 9 ‘yes’ votes to put North Korean human rights on the Council’s agenda, but we’re confident that we will be able to do so in the near future. North Korea should not think that they have escaped this scrutiny.”

-마지막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경제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단계 중의 하나는 북한이 ILO에 가입하는 것이다. 또 감옥에서, 그리고 북한 당국이 주도하는 농업·인프라·정치 사업에서 행해지는 강제노동을 즉각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아동노동을 끝내는 것, 그리고 아동을 강제노동 인력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르침을 받을 질 좋은 학교에 보내는 개혁에 착수하는 것도 필요하다. 북한이 진정으로 국제경제사회에 진입할 준비가 돼 있다면 독립 노동조합 구성을 허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노동권의 남용을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

정치적으로는 북한 정부가 수용소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학대를 끝내며, 억류된 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개혁은 전반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표현 및 집회·결사의 자유와 같은 시민적·정치적 자유를 존중하겠다는 새로운 약속으로 보완돼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 주민들이 진정으로 정치개혁에 나설 수 있고, 사회·경제적 변화에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기 시작할 것이다.”

“When it comes to the North Korean economy, one of the most important steps would be for the DPRK to join the ILO, and immediately take action to end use of forced labor in prisons and in government led infrastructure, agricultural, and political projects. Reforms need to be undertaken to eliminate child labor and get children into quality schools that teach them rather than treat them as a forced labor team. North Korea needs to end labor rights abuses across the board, including permitting the formation of independent trade union bodies, if it is really ready re-join the international economic community.

Politically, the North Korean government should admit the existence of detention camps and end all abuses there, and help detainees to return to their homes. This reform needs to be across the board and complemented by a renewed commitment to respect basic civil and political freedoms such as freedom of expression, association, and peaceful public assembly. Only then will the people of North Korea feel brave enough to really demand the political reform must go hand and hand social and economic changes, and start demanding their r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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