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남북대결 ‘4년만에 재회’

2002년 10월9일 부산 구덕운동장.

남북 여자축구대표팀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우정어린 대결을 벌인 뒤 원없이 얼싸안았다.

북한은 한국을 2-0으로 꺾고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한 수 아래 전력의 한국은 쓸쓸히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이날 만큼은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이 경기에는 2만9천여 팬들이 몰려 남북의 만남에 환호했다.

7일 밤 11시15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라얀 경기장에서 남북 여자축구가 4년만에 아시안게임 무대 재대결을 벌인다.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종목 가운데 첫 남북대결이다.

5일 유승민이 탁구에서 북한의 안철영과 첫 대결을 했지만 그건 개인단식이었다.

북한은 여전히 강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랭킹 7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고 올해 세계여자청소년대회를 제패했다.

’철의 장미’ 중국을 언제든 꺾을 수 있는 아시아 유일의 팀이다.

하지만 한국 여자축구의 사정은 많이 변했다.

도무지 상대가 될 것 같지 않던 한국여자팀은 2003년 월드컵 예선을 겸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북한과 2-2로 비겼고 작년 8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1-0 승리를 거뒀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한 골차로 지긴 했지만 격차는 눈에 띄게 좁혀졌다.

한국은 4년전 패배를 되갚아주려 한다.

베테랑 이지은(현대제철)과 북한 골문에 결승골을 꽂았던 박은정(여주대)이 남아있다.

안종관 한국여자팀 감독은 “남북대결에 부담은 없다. 조 1위든, 2위든 상관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자축구는 8개팀이 두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벌인 뒤 준결승 크로스 토너먼트로 결승 진출팀을 가린다.

반대편 조 중국과 일본의 전력이 엇비슷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의 김광민 감독은 “북남대결이라고 특별한 계획을 세우는 건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강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겠다. 다음 경기에 더 강인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여자축구 사령탑은 서로를 너무 잘 안다.

김광민 감독은 한국의 최순호(현대미포조선 감독), 변병주(대구FC 감독) 등과 함께 볼을 차 친분이 두텁다.

하지만 승부는 냉정해질 것 같은 분위기다./도하=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