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미 외교접촉 평가 `아전인수’

여야는 20일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이 전날 활발한 외교접촉을 갖고 대북 제재 수위를 논의한 결과를 놓고 서로 엇갈리는 해석과 평가를 내놨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면담, 한미 외교장관 및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등에서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확대 참여 여부가 유보된 데 대해 “한.미 양국이 서로의 입장을 깊이 이해한 결과”라며 미국측이 한반도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긍정 평가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부가 실패한 포용정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PSI 전면 참여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의 조속한 중단 등 제재를 통해 북한을 6자 회담 테이블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한 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을 `북한 선군정치의 첨병’으로 지칭했다.

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미 외교접촉에 대해 “서로의 입장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리였다”면서 “라이스 장관이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사업은 당사국의 문제라는 기본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국회 통외통위 위원인 최 성(崔 星) 의원은 “가장 강경했던 일본까지 신중한 입장으로 선회한 걸 보면, 한.미.중.일 4개국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저지하고 6자 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진행하고 있고 그래서 미국과 일본이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하는 것 같다”며 “미국도 PSI 등에서 완화된 접근방식을 취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은 라이스 장관이 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금강산관광, PSI 문제는 한국이 판단해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한국에 직접적 압박을 가하기보다는 한국측 판단에 좀더 변화를 요구하는 단계적 압박으로 이해한다”고 말했고, 이화영(李華泳) 의원은 “미국이 금강산 관광, PSI 참여확대 등에 대해 압박 혹은 설득을 하러 왔다가 경협을 지속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분명한 태도에 발길을 돌린 형국”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압박과 제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정부가 금강산 관광, PSI 참여 문제에 있어서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오판을 부추기고 북한 인민을 절망과 추운 겨울바닥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병석(李秉錫) 원내수석부대표는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북한의 외투를 벗긴게 아니라 오히려 대한민국을 무장해제시키고 있음에 틀림없다”며 “여당의 의장이 여론을 도외시한채 방북을 감행한 것은 참여정부가 북한이 주장하는 선군정치 전략적 대공세의 첨병이자 방패막이인듯한 인상을 준다”고 주장했다.

황우여(黃祐呂) 사무총장은 “북핵의 위험에 가장 노출된 국가의 입장에서 한국정부는 국민보호를 위해 PSI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무력충돌을 지금부터 미리 예상할 필요가 없다”면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으로 북한에 현금이 지급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조속하고 단호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두 사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한반도 긴장 고조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에 한.미.일 3국이 공감을 표시한 것은 환영한다”면서 “결국은 한미동맹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남북경협 문제 등에 대해서는 미국을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라이스 장관 말대로 미국이 더 이상 긴장 고조를 원치 않고 북핵 사태를 평화롭게 풀어나가려 한다면 PSI 확대참여와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사업 중단 방식은 시도해선 안되는 조치임을 분명히 했어야 했다”며 “PSI에 확대참여해도 무력충돌은 없다는 라이스 장관의 말은 거짓말이며 주권국가인 북한이 공해상에서 선박 검색을 당하면 가만히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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