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북 강온론 힘겨루기

여야가 북한 핵실험에 따른 정부의 대응 수위를 놓고 온건론과 강경론으로 뚜렷한 대비를 보이며 본격적인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남북간 무력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대북제재 조치에 반대한다”면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확대에 제동을 걸면서 한나라당의 대북강경론을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하고 나섰고, 한나라당은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적극 참여와 대북 현금지원 중단이라는 원칙으로부터 거꾸로 가고 있다”며 여권의 온건론을 `대북 사대주의’라고 비난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 유지와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지속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여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상봉쇄 등 강경한 대북제재가 추진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이런 방침이 결정돼서 한반도에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할 책임이 있다”며 `총력외교’를 촉구한뒤 “북한 핵 폐기를 위해서는 대화와 협상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제재와 봉쇄는 핵 확산에는 유효하지만 대화에는 난관을 조성할 수 있다”며 “일체의 대화를 배제하고 PSI에 전면 참여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한반도에 무력충돌이 발생해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가 치명타를 입어도 괜찮다는, 기름을 들고 불구덩이에 뛰어들어 냉전시대로 되돌리자는 것으로 들린다”고 한나라당의 대북강경론을 비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은 지금 북에 대한 모든 지원과 대화를 끊고 전쟁불사의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북의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진지하게 묻고 싶다”며 “북한의 깡패같은 행동에 배신감을 느끼지만 거기에 똑같이 맞대응는 것은 평화를 포기하는 것이며, 우리는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예상되는 어떤 조치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의원 77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PSI 참여 확대에 반대하고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의 지속, 북미간 직접대화, 대북 포용정책 유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한미동맹을 강화시키고 유엔안보리 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대북 현찰지원을 중단한다는 원칙하에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며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시간이 갈수록 거꾸로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슬그머니 `북핵 미국 책임론’이 등장하더니 PSI 참여를 주저하고 금강산 개성공단 사업 불포기 등을 주장하며 정반대 얘기를 한다”면서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대북 사대주의에 기반한 포용정책을 지속하면 핵폭탄 수만 늘어나고 국민 불안과 경제의 어려움만 커질 것”이라며 안보관계 장관들의 퇴진을 촉구했다.

같은 당 전재희(全在姬) 정책위의장은 “대북 포용정책의 실패와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났는데도 노 대통령은 핵실험이 있은지 사흘만에 다시 U턴해서 원위치로 돌아가고 있다”며 “국제공조를 통해 제재할 것은 제재하고 북한의 핵포기가 확실하게 담보됐을 때 그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협력한다는 것을 천명해서 북이 오판하지 않도록 하는게 정부의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PSI 참여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현 정부는 오락가락하는 대북 포용정책을 바로 잡아 햇볕정책을 제대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의원단대표는 “PSI 참가는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일이며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 중단은 남북관계의 단절을 의미한다”며 “대북 포용정책은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철학과 일관성없이 자의적으로 운영해온 현 정부의 오락가락한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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