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KAL기 진상발표’ 상반된 반응

여야는 1일 ‘KAL 858기 폭파’와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을 당시 정권이 대선을 앞두고 정략적으로 활용하려 했다고 판단한 국정원 진실위의 발표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민주노동당은 과거 정권의 과오를 부각하면서 재발방지에 방점을 둔 반면 한나라당은 진실위가 증거도 없이 의혹 부풀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진실위 해체를 촉구했다.

우리당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더이상 같은 일이 재발해선 안된다”며 “이번 진상규명 활동은 공안사건의 사실관계를 과장해 국민적 신뢰를 상실케 한 책임이 과거 정권에 있음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같은당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희생자 가족들의 한으로 남지 않도록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두 사건이 정략적으로 활용됐다는 점을 모르는 국민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진실위가 진상을 분명히 밝힐 것은 추가로 밝혀야 하며, 다시는 남북관계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선 안된다”고 못박았다.

민노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관계당국이 이번에 밝혀진 범죄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이고 불행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변인은 “두 사건의 핵심당사자인 김현희씨,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 등에 대한 직접 조사가 없었고, 의혹제기 당사자들이 조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것은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에 미흡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이번 발표가 사실 재확인에 머문채 증거도 없이 의혹 부풀리기식 유언비어만을 유포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국정원 진실위를 비롯한 기관별 과거사위의 즉각 해체를 주장했다.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기존 사실을 재확인하는 하나마나한 일을 하면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게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된다”며 “이번 발표를 끝으로 법적 근거도 모호한 국정원 진실위를 비롯한 기관별 과거사위는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진실위가) 증거는 없지만 정황은 있다는 식의 사실상 유언비어를 유포하며 국민갈등을 조작하고 있다”면서 “감사원은 기관별 과거사위가 국민의 세금을 낭비한 사례가 없는지 철저히 감시하라”고 촉구했다.

남한조선노동당 사건 당시 안기부에 재직했던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사건의 실체와 내용, 그 증거물에 기초해 명백한 간첩사건이었다는 점이 분명함에도 대단한 의혹이 있는 양 내놓은 결과에 대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 편향적 이념성향을 보여 온 인물들이 국정원의 과거사를 규명하겠다고 나설 때부터 예상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마치 본인에 대한 서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여론몰이를 한 것은 진실위가 애초부터 나를 겨냥하고 이 사건을 조사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과거 공안사건을 모두 뒤집으려는 진실위의 행태는 또 다른 과거사 조사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AL858기 폭파사건이 발생한 1987년 당시 대선에서 당선된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은 현재 미국에 머물면서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도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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