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유엔결의안’ 해석 제각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5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의 `해석’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불붙고 있다.

이번 결의안에서 명시적 언급이 빠져 있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사업의 지속여부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확대문제를 놓고 여야가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면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

특히 여당 내에서는 PSI 참여 반대 등 지도부의 방침에도 불구, 이념성향에 따라 심상찮은 시각차가 표출되면서 전선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는 정계개편 논의가 내연 중인 정국 저변의 기류와 맞물려 간단치 않은 갈등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 마저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 열린우리당 = 대북 포용기조의 틀을 유지하고 강경 제재에 반대하는 한국측의 입장이 이번 결의안 채택과정에서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민간차원의 교류협력 사업은 물론 인도적 대북지원도 현행대로 가야한다는게 여당 지도부의 해석이다.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결의안 내용이 핵무기 개발이전에 관한 항목들에서만 명시적인 규정이 돼있다”며 “비군사부분인 민간 차원의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미국이 유엔 제제와 별도로 추진중인 PSI 참여 확대 움직임에는 반대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김근태(金槿泰) 의장은 “남북간 무력충돌의 위협이 있는 선박검문에 정부가 직접 참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언급을 내놨다.

우리당은 그러면서 대북사업 중단과 PSI 적극 참여를 요구하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자의적 해석으로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는 정략적 태도”(원혜영 사무총장) “이해당사국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일”(우상호 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이같은 기류와 달리 보수 색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현재 진행중인 경협사업을 재검토하고 PSI에도 적극 참여해 한미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상반된 시각이 표출되면서 이번 결의안을 둘러싸고 당론이 분열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소속의 박상돈(朴商敦) 의원은 개성.금강산 사업을 겨냥, “경제적 제재는 실효성있게 해나가야 한다”며 “유엔 결의의 의미를 축소하고 독자적으로 가려는 행동은 대단히 위험하고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SI 참여문제와 관련, 박 의원은 “소극적으로 해석하거나 무시하려는 태도가 있지만 이는 한미동맹 기조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일부 의원들이 PSI 참여 반대 성명을 냈는데, 당론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내용을 발표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정장선(鄭長善) 비대위원도 “현금지원의 성격에 대해 논란이 있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고, PSI 참여문제에 대해서는 “유엔 결의를 존중하면서 동맹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 북한에 대한 비군사적 제재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유엔 대북제재결의안의 정신에 따라 정부가 대북지원 일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유엔 차원에서 대북제재가 결정된 만큼 정부도 회원국으로서 이를 성실히 준수해야 하며 이같은 국제공조의 틀에 맞게 대북포용정책도 수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시작전통제권의 단독행사 추진도 북핵 문제 해결에 맞춰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북핵문제 해결의 5대 우선 원칙’ 보도자료에서 “핵실험을 해도 포용정책에 매달린다면 좋게 말해 낭만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친북공조일 뿐”이라며 “다만 전쟁을 부를 수 있는 군사적 제재는 고려대상에서 빼야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유엔결의안 정신에 따라 북한에 대한 일체의 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특히 핵폭탄 자금이 될 수 있는 일체의 현금거래는 즉시 중단돼야 하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경협사업의 대가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 지 이미 밝혀진 이상 역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 역시 유엔 결의안을 충족시킬 수 있는 참여가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학송(金鶴松) 당 북핵대책반장은 “국가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한미공조가 매우 중요한 문제임을 명심해 21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작통권 단독행사 논의를 중단하고 한미연합사 체제를 유지.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군소3당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의 결정에 적극 동참하고 PSI 확대가입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 당의 기본 입장”이라며 “다만 PSI 확대참여시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조항의 수용 여부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 여부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포용정책 이외에 정부가 북한에 영향을 미치고 대화의 틀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사업 유지와 PSI 확대참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중심당 이규진(李揆振) 대변인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우리가 많은 자본을 투자했고 민간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무조건 중단할 수 없는 만큼 어떤 방법이 국익에 부합하는 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통일을 위해 포용정책은 계속해야 하지만 주민이 아닌 정권에만 도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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