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금강산 관광’ 논란 증폭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금강산 관광사업은 북한 돈줄’ 발언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 지속 여부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8일 힐 차관보의 발언에 힘입어 금강산 관광사업을 북한 핵개발의 최대 `현금루트’로 지목, 사업의 즉각적 중단을 촉구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금강산 관광은 평화의 안전장치”라며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야는 특히 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이 내달 중순 금강산 관광 8주년을 기념해 금강산 현지 방문을 검토중인 것을 두고도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지도부 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가 금강산과 개성사업을 계속한다는 건 국민을 북한의 핵 인질로 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대북 사대주의에 젖어 정권을 연명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여당 의장이 금강산 방문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한마디로 어안이 벙벙하다”며 “이런 식으로 금강산 관광을 계속 주장한다면 내년쯤 북한의 핵실험을 관광명소에서, 열린우리당이 참가한 가운데 축하행사로 벌이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재희(全在姬) 정책위의장은 “북한의 핵무기를 만드는데 뒷돈을 대주는 금강산 관광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게 국민들의 소박한 생각”이라며 “여당의 김근태 의장이 금강산을 간다는데, 정부.여당은 `안보장사’ 욕심을 당장 버리라”고 말했다.

국방위 소속 송영선(宋永仙)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최광기의 SBS 전망대’ 프로그램에 출연, “북한에 들어가는 현금지원 채널을 모두 막아야 한다”며 “`월드뱅크’ 같은 것을 만들어 모든 현금화 가능성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미국에게는 개성과 금강산을 통해 오가는 현금이 중요하겠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남북이 서로 만나고 교류한다는 게 중요하다”며 “오가는 길을 열기 위해 60년간 끊임없이 노력했고, 엄청난 대가도 치렀다”고 밝혀, 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특히 “금강산과 개성사업은 단순한 교류가 아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상징이자 평화의 안전장치”라며 “강력한 대북제재를 원하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이 문제 만큼은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와 국민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측은 내달 금강산 방문 여부와 관련, “전향적으로 검토중”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국감이 진행중인 모든 상임위에서 북핵 실험 이후 안보불안을 극대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몇몇 의원들의 전쟁불사론과 전쟁각오론은 평화불감증이 낳은 발언들”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지속한다는게 당론이며 현재까지 아무런 변화도 없다”며 “금강산 관광사업으로 북한이 핵개발을 한 것 처럼 얘기하는 것은 과잉논리”라고 지적했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는 금강산 관광사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채수찬(蔡秀燦) 정책위 부의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금강산 관광은 상당액의 현금이 북한 정권에 지불되고 북한 주민과의 접촉은 제한돼있어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유도하는 사업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 여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가능하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도 “금강산 사업은 개성공단 사업과 더불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를 위한 상징적 사업”이라며 “정부는 미국의 압력에 대해 분명하게 `노’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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