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강교수 파문’ 재선거 영향 촉각

여야는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한 천정 배(千正培) 법무장관의 불구속 수사 지휘권 발동이 10.26 재선거에 미칠 영향을 놓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전쟁은 북한의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강 교수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어떤 식으로든 이번 재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일단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재선거에서 한나라당보다는 열린우리당에 불리한 소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강 교수의 급진적인 주장에 대해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당 지도부 출신인 천 장관이 강 교수를 구속수사하려는 검찰을 제지한 조치는 국민의 법감정 내지 정서와 거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당의 한 의원은 “재선거를 앞두고 이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악재 중의 악재”라고 말할 정도이다.

경기활성화 조짐과 나름대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8.31 부동산대책,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노력 등 여권 차원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각종 이슈들이 한 순간에 국가보안법 문제에 매몰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극심한 지지율 하락으로 내분양상마저 보이고 있는 우리당으로서는 정체성을 걸고 싸워야 하는 국보법 존폐 논쟁이 결코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또한 이번 재선거에서 중앙당 차원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우리당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의 보.혁 논쟁으로 비화할 경우 자연스럽게 중앙당 차원에서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전선이 형성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당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이탈조짐을 보였던 여권의 핵심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재선거에서는 핵심지지층의 결집 여부가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인영(李仁榮) 의원은 “이번 사건은 우리당의 정체성과도 관련된 것”이라며 “지지층이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이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결집을 이끌어내고, 일정 정도의 반사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 장관이 소속된 우리당과 현 정권의 ‘좌파적 성향’을 공격할 경우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열린우리당에 악재지만 한나라당엔 호재”라며 “한국 보수집단의 결집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중앙당 차원에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한나라당은 수구 보수’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천 장관의 행위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흔드는 행위”라면서도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너무 전면에 내세우면 수구보수라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