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 지역구 눈치, 쌀 대북지원 정례화 ‘꼼수’

▲ 북으로 지원되는 쌀이 도정작업을 거치고 있다<연합>

한나라당 홍문표,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 등 14명의 여야 의원이 12일 국회에 제출한 ‘농민지원 대책 촉구 결의안’에 매년 대북 쌀 지원을 정례화 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홍문표 의원실은 국내 쌀 과잉생산과 북한 식량난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결의안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안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농민들의 요구와 정부의 쌀 동의안 비준을 절충점이 될 수 있다”며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결의안을 보는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농림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는 “대북 쌀지원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며 “매년 일정하게 정해 놓고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협상 및 지원은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결정되고 이 회담에서 대북 지원의 양이나 시기가 결정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례화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북 쌀지원 정례화 현실성 없어

또한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남측과 북측의 요구를 조율해서 대북 지원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대북 쌀지원 정례화는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북 협상과 지원은 단순히 인도적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 내외 정치적 상황과 국내 여론을 감안해서 대북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문표 의원실은 “무조건 퍼주기가 아니다. 국회의 동의를 얻어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례화는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하다”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상황에 따라 유동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통일연구원 북한경제연구센터 김영윤 실장은 대북 쌀지원 정례화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국내 식량 재고량을 고려해봤을 때도 매년 300만 석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현실성이 결여돼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대북 지원은 “향후 쌀 지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이 농업협력, 농업 생산기반 구축을 위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보는 여론의 시각도 곱지 않다. 한 네티즌은 최근 한나라당이 쌀 협상 국회 비준을 추석이후로 미루고 있는 것처럼 이번 결의안을 제출한 여야 의원들이 “농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술수가 아니냐”라는 비판도 눈에 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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