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월 중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제7차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가운데, 앞서 이와 관련한 포치가 여맹 조직들에 내려지면서 여성들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정부가 지난 11일 여맹 조직들에 오는 6월 중순 여맹 제7차 대회를 개최하고 우수한 여맹원들을 참가자로 뽑는다는 것을 포치하면서 대회가 갖는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그러나 포치 내용에 대해 여맹원들은 못마땅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대회 개최와 관련한 포치를 각 여맹 조직에 내리면서 “8차 당대회 과업 관철을 위한 기본 주력부대가 당원과 청년동맹이라면 이를 추동하는 결정적인 힘은 여맹 조직에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후반 대량아사시기) 때 공장에서 일하는 남편들을 먹여 살리고 자녀들을 지키기 위해서 장마당으로 뛰어나간 여성들이 있어 사회주의가 완성되어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사회주의 사회의 꽃 같은 아름다운 여성들’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지난 시기 고난의 행군과 강행군도 이겨내고 가정을 지키고 혁명에 충실해 온 여성들이 앞으로도 당의 두리(주위)에 더 굳건히 뭉쳐서 사회주의 건설에서 한몫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사상을 더 개발할 대회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여맹 대회 개최 의의를 밝혔다.
하지만 정작 여맹원들은 이 같은 포치의 내용에 “정부가 여성들을 노예로 간주하고 있으며, 여성들의 입당 뽄트(할당)도 줄이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여맹원들은 노동자나 농민이 아닌 여성들이 사회와 인민 경제를 추동하는 원동력이 된 지 오래지만, 여성들의 입당 비율은 여전히 낮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여맹원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여성들이 사회주의 전 전선에 앞장서라 호소할 게 뻔하다”면서 “여맹원들은 장사하랴, 자식 돌보랴, 남편 뒷바라지하랴 바쁜 여성들을 모두 여맹에 가입시켜 소 갈 데 말 갈 데 다 불러내 일을 시키고 돌격대로 묶어 온갖 사회주의 건설에도 동원하니 남자들이 필요 없는 시대가 아니냐며 신세를 한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여맹 대회는 8차 당대회 과업 관철을 위해 여맹원들을 독려하려는 의도에서 소집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앞서 13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6월 중순 평양에서 여맹 제7차 대회를 진행한다면서 “대회에서는 총결기간 동맹 사업정형을 전면적으로 분석·총화하고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강령적 과업을 높이 받들어 여성동맹을 위력한 정치조직으로 더욱 강화·발전시킴으로써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이룩하는 데 적극 이바지하기 위한 과업과 방도들을 토의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소식통은 “4월 초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대회, 5월 말 직업총동맹 대회와 관련한 포치도 각 조직에 다 내려졌다”면서 “회의 개최사상 포치 내용은 조직별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