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입맛 돋우는 제철과일, 하루 만에 北전역으로 유통”

진행 : 한 주간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무더운 여름 북한 대학생들도 방학 기간일 것 같은데요. 최근 어떤 모습인가요?

기자 : 네, 북한 대학에서 최근 약초방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북한도 올해 무더위 피해로 주민들의 고민이 크다고 하는데요, 약초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북한 의대생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은 딸이 약초방학으로 집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갔는데, 무더위에 땀띠가 나서 고생한다는 이야기에 걱정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의학대학 학생들은 매해 양강도 지역으로 약초채취를 나오고 있는데요,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 약초과제를 수행해야 하는데, 대학에서는 ‘약초방학’이라는 명목으로 대학생들에게 20일 동안 시간을 준다고 합니다.

진행 : 그렇다고 의학대학 학생들 모두가 약초를 직접 채취하러 가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 일부 돈 있는 가정에서는 자녀가 더위에 고생할까 걱정해 시장에서 약초를 구매해서 할당량을 채우곤 합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경우엔 직접 약초를 채취해야 겠죠. 그런 경우엔 자녀들이 걱정돼 부모들은 반찬 한 가지라도 더 챙겨 보내느라 애쓴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부모들이 쏟는 자녀 사랑에 일부 대학생들은 현지에서 과제양보다 더 많은 약초를 캐서 장마당에 내다 팔아서 부모님에게 선물도 드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민족의 예의와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진행 : 이런 찜통더위에 산에서 약초를 캐는 대학생들이 더위에 지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다른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 함경북도 당국이 가족의 한국행이 확인된 일부 주민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예를 들면 대학을 다니던 학생을 퇴학 처분을 내리는 것이죠. 또한 간부 승진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이는 최근 진행하고 있는 인구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취재한 조치들이라고 북한 내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또한 부모가 하루밤새 없어져서 가족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조사로 한국에 간 줄 알았다는 주민도 있었고요, 주거지가 아닌 외지에서 지내던 일부 주민들이 돌아온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 : 주민 통제의 수단으로 인구조사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군요. 그런가 하면 북한 내부가 변화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고요? 꽃제비 수용 시설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 네 북한은 지난 2014년부터 전국에 고아원과 육아원, 애육원 그리고 양로원 등 취약계층을 위한 공동시설을 확장해왔는데요, 그 때문인지 거리에서 걸식하던 꽃제비들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소식이죠?

또 최근 북한 고아원 등 보육시설에서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고아들이 영양상태가 이전보다는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지난주 한국에 있는 한 탈북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녀가 북한에 있는데 지역의 한 고아원에서 생활한다”는 말을 들었는데요, 이 여성은 얼마 전에 아이들이 생일이어서 돈을 좀 내보냈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만 해도 아이들이 먹을 것을 사달라고 했었는데 올해는 고운 양말과 영어와 수학문제 풀이집을 사달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조금은 마음을 놓는다고 하더군요.

북한에서 이런 변화가 있다는 사실에 솔직히 믿기 힘들었는데 이 여성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좀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진행 :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장마당은 어떤 풍경일지 궁금한데요. 어떤 변화가 있나요?

기자 : 방금 들어온 따끈따끈한 소식입니다. 여름을 맞아 각 지역 시장에서 여름상품이 잘 팔린다고 합니다. 특히 아동 상품과 여성 의류가 잘 팔린다고 한 주민이 전해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아이들 옷이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고 특히 여성들 의류는 다른 제품에 비해 눈에 띄게 잘 나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해당 소식을 전해온 주민은 딸애가 여름이 되면서 스타킹과 샌들을 사달라고 해서 장마당에 나갔더니 아동의류 매대에 사람이 많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여성은 “요즘은 여자들이 돈을 버는 시대여서 그런지 여자들이 사용하는 상품이 제일 잘 팔린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 : 한국에서는 이맘때면 마늘이나 복숭아 등 제철 수확물이 시장에 나오는데요, 북한에서는 어떤 모습인가요?

기자 : 네, 저도 얼마 전에 마늘 한 접(100개)을 샀습니다. 이맘때면 북한 시장에는 풋마늘만 나오고 영근 마늘은 가을까지 기다려야 하거든요. 냉장고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금에 절여서 반찬은 마련하기도 합니다. 요즘 나오는 풋마늘도 절임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풋마늘을 소금에 절였다가 서너 개씩 묶어서 자그마한 독에 깻잎과 함께 절이면 깨향이 나는 마늘절임을 먹을 수 있답니다.

또 요즘 한국에서는 복숭아가 한창인데요, 북한도 복숭아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북한은 유통구조가 잘 되어 있지 않아 복숭아처럼 빨리 상하는 과일은 생산지나 근처의 지역들에만 유통됐었는데요, 하지만 2010년대 이후 컨테이너를 이용하게 되면서 하루나 이틀 만에 복숭아가 전역으로 배송된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다른 품목들도 있지만 다음 시간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진행 : 북한에서도 하루 이틀 만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니, 이제는 유통 시스템이 많이 발달했다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 네, 북한 주민의 말에 따르면 지금은 함경북도에서도 전국으로 가는 써비차(사람이나 물건을 날라주는 차량)를 이용할 수 있고요. 생산지에서 물건을 보냈다는 전화를 하고, 판매지에서 해당 장사꾼이 받았다는 확인전화를 하는 방식으로 상품 배송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화물트럭 위에 배낭을 가진 주민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이동을 했었는데 지금은 화주 한 명만 있으면 왕복 물건 배송은 앉은 자리에서도 가능하다고 북한 주민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도 국제추세에 따라가고 있다”고 자부를 하는 주민도 있답니다. 아무튼 북한 주민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생계활동을 할 수 있다는 소식에 저도 덩달아 마음이 기뻤습니다.

진행 : 네. 마지막으로 최근 북한 시장 물가 전해주세요.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900원, 신의주 4900원, 혜산 506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990원, 신의주 1980원, 혜산은 2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20원, 신의주는 8040원, 혜산 8045원이고요. 1위안 당 평양 1205원, 신의주 1209원, 혜산은 1264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300원, 신의주는 13090원, 혜산 13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9980원, 신의주 9800원, 혜산 117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6800원, 신의주 6650원, 혜산 713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