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태국 탈북자 감방…누가 도와줄 사람 없어요?

▲ 탈북자 호송하는 태국 경찰

태국감옥에 수감된 탈북자 수백 명이 열악한 감옥시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길을 찾아 필사적으로 중국- 라오스- 메콩강을 경유해 1만km 장정에는 성공했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악취풍기는 감옥이다.

이들 수감된 탈북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민간단체 관계자는 “현재 태국 이민국 감옥에 여자 250명, 남자 100여명이 갇혀있다. 감옥 안은 ‘콩나물시루’다. 너무 비좁아 사람을 타고 넘어 용변을 보고, 변기를 베고 자는 사람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30~40도가 넘는 찜통 더위에 250명이 갇힌 여자 감방에는 땀내, 지린내가 진동하고, 생리대와 위생종이마저 없어 변을 보지 못할 정도”라고 전했다.

일명 태국 루트로 알려진 이 노정을 통해 90년대 이후 수천 명의 탈북자들이 남한에 입국했다. 태국에 도착하면 한국의 문턱에 도착했다고 할 만큼 강제북송의 위험은 사라지지만, 마지막 한국행 티켓을 끊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들은 열대 기후에 적응되지 않아 각종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단체 관계자는 “얼마 전부터 한국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어 몇몇 민간단체들이 병 수발과 생필품 조달을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민간단체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지금 태국 이민국 감옥상황은 어떤가?

방콕 근교에 있는 이민국 감옥에는 여자 250명, 남자 100여명이 각 한 방에 갇혀있다. 감방이 너무 비좁아 사람을 타고 넘어 용변을 본다. 밤에는 변기를 베고 잔다.

여자 감방은 더 열악하다. 30~40도 찜통 더위 속에서 250명이 갇혀 있다. 땀내, 지린내가 꽉 배어 있고, 생리대와 위생종이마저 없어 변을 보지 못할 정도다. 열대 지방의 가려움증, 두드러기, 설사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 태국 루트로 오는 탈북자는 꼭 이민국 감옥에 들어가야 하나?

이들이 망명신청을 하려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과 인터뷰를 하고, 본인이 가기를 원하는 국가 대사관의 조사와 해당 입국수속을 밟아야 한다. 이들이 UNHCR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이민국감옥에 가야한다.

그러나 태국경찰이 보호시설을 다니며 탈북자들을 색출해 태국 감옥에 끌어가고 있다. 지난 4월 400여 명 탈북자들이 한국행을 요구하며 집단 단식농성을 한 다음부터 단속이 더 심해졌다.

– 한국정부의 지원 현황은?

지난해만 해도 이들은 한국정부와 선교단체가 제공하는 비밀 아지트에서 보호받았다. 한인연합교회에서 2003년 탈북자 1인당 태국 돈 700바트(17달러가량), 2005년에는 약 500바트 가량을 일주일 식대로 지급해주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없어졌다.

감옥에서 긴급환자가 발생하면 한국 대사관 직원들이 나와 의약품을 들여보내준다. 그러나 그것이 많이 부족하다. 대사관 직원들도 감옥이 태국정부의 영역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운 것 같다.

– 수감된 탈북자들에게 돈이 있나?

대부분 몇 년씩 중국에서 식당일이나 허드렛일을 해서 겨우 탈출비용을 마련해 온 사람들이다. 태국감옥에서 약 9천바트(225 달러)씩 벌금을 하고 나온 뒤어서 돈이 거의 없다. 남한에 가족을 둔 사람들은 지원을 좀 받는 것으로 안다.

– 태국당국은 탈북자 처리를 어떻게 하나?

태국은 국제난민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다. 그들은 탈북자를 불법입국자로 처리해 재판에 회부하고, 벌금형에 처하거나 그 벌금 액수에 해당하는 날짜만큼 감옥에서 살게 하고 제3국으로 추방한다

–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지원은?

감방 안에 의사가 없다. 먼저 설사약 등 구급약품이 시급하다. 친척이나 대사관 직원이 아니면 면회가 어렵고, 생필품 넣기도 어렵기 때문에 사람이 현지에 상주하면서 전담해 보살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