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북쪽, 통화감도는 어떻습니까”

“여기는 북측 통신전문가입니다. 남측의 (전화) 감도는 어떻습니까?” “여기는 남측 해군 최 대위, 감도는 매우 양호합니다. 앞으로 서해상 우발충돌 방지를 위해 긴급 상황시 신속히 연락을 취하도록 합시다.”

10일 오전 10시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장단면 비무장지대(DMZ)내 도라산 전망대 옆 한 켠에 자리잡은 군 상황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남측 해군장교 최돈림 대위가 ‘삐릭, 삐릭..’ 소리와 함께 북측으로부터 먼저 걸려온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군 상황실로 사용하는 컨테이너 한 쪽에 남북의 합의대로 서해상 함정간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통신사무소가 설치되고 이날 첫 시험통화가 실시된 것이다.

북방한계선(NLL) 등이 표기된 서해상황도가 벽에 내걸린 4∼5평의 사무실에는 시험통화에 앞서 미리 설치된 유선전화 2대와 팩스 2대가 책상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중 팩스 1대와 전화기 1대는 서해상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남북 군 당국간 핫라인으로, 나머지는 경의선 공사 지원을 위한 채널로 이용된다.

경의선 공사 지원용 유선 라인은 이번에 통신연락소 개소를 위한 남북간 동축케이블을 깔면서 기존 한국통신으로부터 임대해 사용하던 라인을 교체한 것이다.

남북간에는 이미 경의선 및 동해선 공사 지원을 위한 유선라인 등이 운용돼왔지만 이날 서해 우발충돌 방지를 위해 설치한 유선라인과 기존 함정간 무선통신은 남북 군간 실질적 핫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북은 통화 음질이 양호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팩스를 이용한 통신 상태를 점검했다.

남측은 이날 서해상에서 불법어로를 하고 있는 어선 총 148척의 좌표를, 북측도 33척의 불법어선에 대한 정보를 팩스로 교환했다.

그러나 남측은 불법어선을 중국어선이라고 밝힌데 반해 북측은 ‘비법어선’이라고 밝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북측의 의도를 드러내 보였다.

남북은 이날 시험통화를 성공적으로 마침에 따라 이달 13일부터 연락사무소를 24시간 운용하며 하루 두차례씩 통신을 실시할 예정이다.

오전 9시에는 팩스를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과 관련한 정보를, 오후 4시에는 전화를 통해 통신연락소간 통신상태를 점검한다.

그러나 북측이 통신사무소를 어디에 설치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남측은 북측이 개성지역에 사무소를 설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핫라인은 일단 남북 연락사무소에서 운영될 예정이며 앞으로 남북 합의에 따라서는 남측 제2함대사령부와 북측 서해함대사령부가 직접 핫라인으로 접촉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험통화를 한 최 대위는 “현재 서해상 남북 함정간에 무선통신이 이뤄지고 있지만 보다 확실한 유선채널을 갖게 됐다”며 “서해상에서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신연락소 운영을 담당할 군 상황실에는 장교, 병사를 포함해 총 9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이번에 새로 파견된 해군 위관급 장교 2명도 포함돼 있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20일 남북장성급군사회담 제3차 실무대표회담에서 서해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핫라인 구축에 합의하고 그동안 동축케이블 설치 공사를 해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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