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들과 탈북청소년들의 만남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좋은 방법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고 탈북자 문제가 엉킨 실 같더라도 이렇게 차근 차근 풀어가면 못 풀어낼 실은 없다.”


경기여고 다문화동아리 소속 1년생 10여명은 한 북한인권단체의 주선으로 지난 8월부터 12월까지 주말을 이용해 탈북청소년들과 농촌체험, 음식만들기, 역사탐방 등을 함께 하며 배우고 느낀 바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들은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과 경기여고 다문화동아리가 20일 ‘탈북청소년의 사회적응 문제와 우리 교육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개최하는 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발표문에서 “단순히 영화를 같이 보거나 공연을 관람하는 것보다 같이 몸을 움직이고 부대끼며 활동할 때 가장 재미있고 진정으로 가까워짐을 느꼈다”고 말했다.

연희재 양은 “경기도 양평의 1박2일 농촌체험 캠프에서 고구마캐기, 허수아비 만들기, 뗏목타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며 나도 모르게 탈북청소년들과 함께 웃고 즐겼다”며 “오히려 우리들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면서 그냥 불쌍하게만 알고 있던 탈북청소년의 이미지가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었다”고 밝혔다.

임효정 양은 “북한에서 왔다기에 많이 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긴장했지만 여느 10대들과 같이 연예인을 좋아하고 공부를 걱정하고 이성친구에 민감했다”며 “어떤 학생들은 북한이 우리 세금으로 쌀을 받아가면서 무기나 만드는 나라라며 북한에서 왔다는 친구들에게도 편견을 갖지만 북한은 정치적 문제고 탈북자는 사람의 문제로 서로 별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재기발랄하게 같은 또래 입장에서 탈북 청소년의 처지를 이해하며 그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장여진 양은 “남한에서 자란 학생들에게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직업교육이나 성교육처럼 체계적인 북한이탈주민 인식교육 프로그램을 일년에 한 두 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보통 수업진행을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을 위주로 하다보니 기초가 부족한 탈북청소년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며 세심한 배려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들과 교류 프로그램을 함께 한 탈북청소년 최혁철 군은 “남한 청소년들이 탈북 청소년들을 또래의 평범한 친구로 대하고 궁금증이나 흥밋거리로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남한 청소년과 서로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입국한 탈북자중 10대 탈북청소년은 1천700여명에 달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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