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간첩 원정화 징역5년 구형‥“잘못 반성”

수원지검은 1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간첩 원정화(34)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수원지검 공안부 윤대해 검사는 이날 오후 수원지법 310호 법정에서 형사11부(재판장 신용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2차 공판에서 “피고인이 수집한 정보는 과거 정예 남파요원들이 수집한 정보에 비해 기밀수준이 결코 낮거나 양이 적지 않다”면서 “피고인이 수사에 협조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남북 분단의 현실 등을 감안하더라도 장기간 간첩활동을 해 실형 구형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원 피고인은 최후진술에서 “남한에서 생활하면서 엄청난 잘못을 한다고 생각이 들었으나 자수하지 못한 것은 북에 있는 가족이 숙청될까 걱정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법에 감사하면서 잘못을 반성한다. 딸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게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최후진술 중 “지금 심정으로 북에 있는 가족들이 안전할까 걱정된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는 변호인의 피고인 신문에 모두 “예”라고 짧게 답했으며, 중국에서 있을 때 “마약 밀수와 납치활동을 했다”, “자수할 생각을 많이 했고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기도 했다”는 진술을 했다.

변호인 측은 “원 피고인이 수집한 기밀이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이 가능한 정보”라며 관련 자료를 탄핵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우리 군 장교들로부터 받아 북에 건넨 명함에 적힌 이메일이 중국 등 북한의 해외거점에서 해킹됐다는 자료를 증거로 추가 제출했다.

검찰은 또 사업가 조모 씨의 중국 유인 시도, 단둥 북한 무역대표부 간부와의 마지막 교신부분 등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철회했다.

원 피고인은 이날 법정에 들어서면서 국선변호을 맡은 공익법무관과 가볍게 인사하면서 잠시 미소를 보이기도 했지만 비교적 담담했고 공판 내내 얼굴을 방청석 반대 쪽인 변호인 방향으로 돌리고 있었다.

이날 공판은 증거서류에 대한 변호인 진술, 증거 조사, 피고인 신문, 최후 진술 순으로 진행됐다.

원 피고인에 대한 선고공판은 15일 열릴 예정이다.

1차 공판을 앞두고 “분단의 비극이고 북한에서 태어난 죄다. 딸과 함께 참회하면서 살게 해달라”는 내용의 전향서를 2차례 제출했던 원 피고인은 지난달 22일 비슷한 내용의 반성문을 재판부에 또 냈다.

원 피고인은 북한 국가보위부 지시를 받고 중국동포로 위장해 입국한 뒤 탈북자로 가장해 군 장교 등과 접촉하면서 군사기밀과 탈북자 정보를 탐지해 북측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 목적수행, 잠입.탈출, 찬양.고무, 회합.통신 등)로 지난달 27일 구속 기소됐다.

앞서 이날 오전 같은 법정에서 같은 재판부의 심리로 열린 원 씨의 계부 김동순 피고인에 대한 첫 공판에서 김 피고인은 “공소사실이 맞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대부분 사실이 맞지 않다”고 부인했다.

김 피고인의 변호인은 “자유민주적 질서를 위태롭게 하거나 원정화가 북한 국가보위부 소속일줄 알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객관적인 사실은 맞지만 (범죄의) 목적이나 고의성 등 주관적인 측면이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피고인은 짧은 머리, 마른 체형에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와 담담한 표정이었다.

재판부는 검찰의 증거목록 신청을 마지막으로 이날 공판을 마무리하고 22일 2차 공판을 열어 증거서류에 대한 변호인 의견을 듣고 원정화에 대한 증인신문을 할 예정이다.

김 피고인은 원정화에게 공작 금품을 제공하고 탈북자로 위장 잠입해 황장엽 씨의 소재 탐지를 시도한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미수, 잠입.탈출, 회합.통신, 편의제공 등)로 지난 4일 구속 기소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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