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타이사건’ 탈북모녀 중국서 행방불명

▲ 북-중 국경지역을 검문하는 변방군인들

‘엔타이(烟台) 사건’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옥주모녀가 한국을 향해 떠난 지 20일만에 행방불명 되었다고 아들 배광명(22세)씨가 4일 밝혔다.

모녀만으로 알려졌던 옥주의 가족은 아들이 하나 더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엔타이 사건’이란 2003년 1월 29일 중국 산둥성 엔타이항에서 80여명의 탈북자들이 보트를 타고 중국을 탈출하려다 중국공안에 체포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40여명의 탈북자들은 모두 체포되어 북송되었고, 나머지는 뿔뿔이 헤어졌다.

40명과 함께 북한으로 끌려갔던 옥주가족은 2004년 12월 재탈북에 성공, 그동안 중국 지린성 엔지(延吉)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아들 광명씨는 어머니와 동생의 입국비용을 마련할 목적으로 지난해 6월, 베트남을 거쳐 한국에 먼저 입국했다. 그는 “우리가족이 함께 떠나자면 1,800만원이 있어야 했다”며 어머니와 이별해야 했던 과정을 토로했다.

“팔려가지 않았으면, 중국 공안에 체포” 추정

광명씨가 지난해 11월 ‘하나원'(북한이탈주민 한국정착지원사무소)을 출소하자마자 어머니에게 보낸 입국비용은 정착금과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120만원, 송금된 돈을 받았다는 어머니의 회신과 함께 옌지를 떠났다는 소식을 받은 것은 지난해 12월초였다.

당초 중국에 가서 어머니를 데리고 베트남 국경을 넘으려 했지만, 광명씨의 여권이 나오자면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그가 보내준 120만원은 브로커를 통하지 않고 베트남 국경까지 가기에 넉넉한 여비. 그러나 어머니와 연락은 물론 모녀를 안내했던 사람들까지 모두 연락이 두절되었다고 광명씨는 말했다.

“떠날 때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뒤에 전화하니 중국어로 ‘당신이 건 전화는 이미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소음만 들려온다”고 말했다. 안내자에게 전화를 해도 매번 같은 소음만 반복된다고 한다.

광명씨는 어머니와 동생의 실종에 대해 “팔려가지 않았으면, 공안에 체포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인신매매단에 걸려 팔려갈 경우, 중국말을 할 줄 모르는 모녀가 당장 탈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며, 공안에 체포되는 경우에는 중국신분증이 없고, 중국말을 모르기 때문에 북송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영진 기자 (평양 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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