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 붐에 北 “옥수수 수입 힘드네”

미국과 남미 등에서의 바이오에탄올 붐이 북한에도 파장을 미칠 조짐이다.

북한은 부족한 식량 탓에 옥수수를 주식의 하나로 삼고 있는데, 에탄올의 연료인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100만t가량의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남한의 식량 차관 40만t을 제공받더라도 50∼60만t의 곡물을 국제원조나 수입에 의존해야 해 옥수수 가격 상승이 북한의 식량 사정에 직결될 수밖에 없다.

월드비전의 박효근 북한농업연구소장은 “미국의 바이오에탄올 연료화와 호주 등의 이상기후로 인해 국제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것이 식량위기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북한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실제로 북한은 올해 1-4월 중국에서 옥수수 6천550t을 수입하면서 지난해 140달러보다 t당 28.6% 오른 180달러를 지불했다.

지난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 총 7만8천692t가운데 옥수수가 쌀(3만8천476t)보다 많은 3만9천216t으로 절반(49.8%)을 차지했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사장 법륜)’에 따르면, 평북 신의주 시당위원회는 옥수수 1천200t을 수입하기 위해 t당 170달러에 중국과 협상하던 중 183달러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옥수수 가격의 급등은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 식량지원 품목도 바꾸게 했다는 분석이다.

통일부는 당초 WFP를 통해 옥수수 5만t과 식용유 1천t, 분유 1천t 등 총 5만2천t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WFP의 요청으로 옥수수를 2만4천t으로 절반으로 줄이고 콩 1만2천t, 밀 5천t, 밀가루 2천t, 분유 1천t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WFP가 대북 지원 품목과 물량을 조정한 것은 옥수수를 비롯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KREI의 권태진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보관이 쉬운 옥수수 지원을 선호하겠지만, 국제곡물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6개월 이내에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분배 투명성 확보가 훨씬 쉬운 밀가루 등으로 대북 지원 품목을 바꾸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북한에서도 밀가루가 옥수수의 3배 가격에 거래되는 등 주민들이 상업활동을 하며 소득을 창출할 수 있으므로 밀가루가 옥수수보다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 407만t 가운데 옥수수가 196만t으로 가장 많고 이어 쌀 156만t, 감자 23만t, 밀.보리 22만t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감자농사를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지만, 옥수수는 김일성 주석 생전에 ‘밭 곡식의 왕’으로 불렸듯 요전히 쌀에 버금가는 주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북한의 지난해 옥수수 총 수입량은 집계되지 않지만 중국의 대북 수출물량만 놓고 볼 때 쌀보다 많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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