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전교조 판결,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1월 19일 전주지법이 시국선언문 발표를 주도한 전교조 간부에 대한 첫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해 파문을 일으켰는데, 그로부터 보름 만인 2월 4일 인천지법에서는 유죄가 선고됐다. 전교조 무죄판결에 대하여 검찰은 “편향된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였고, 1월 14일 강기갑 의원에 대한 무죄판결, 1월 20일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판결과 함께 뜨거운 논란을 야기하였는데, 이와 상반된 판결이 나온 것이다.


우선,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법원에 따라 유죄와 무죄로 엇갈리는 일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흔히들 일관성이 없다거나 ‘사법 불신’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반드시 그렇게 볼 것은 아니다. 법관마다 보는 눈이 다르고 법률 해석에 견해차이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므로 결론이 다르다고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런 일에 대비하기 위하여 우리 헌법은 상소제도를 통하여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통일을 기하도록 3심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전주지법의 무죄판결은 견해차이로 이해할 수 있는 선을 훨씬 넘었기 때문에 ‘문제의 판결’로 인식되어 진다. 즉, 법과 상식에 맞지 않는 법률해석을 동원하여 터무니없이 무죄라고 결론을 내렸기에 파문이 일었던 것이다.


전주지법은 “시국선언문이 특정정당·정파에 대한 지지나 반대의 내용이 없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에 바라는 사항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면서 정치운동이 아니라고 보았다. 도저히 그렇게 볼 수 없다. 어려운 법률을 떠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하여 수많은 교사들이 집단적으로 이른바 시국선언을 통하여 “대통령과 정부는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요구한 것이 정치운동이 아니라면 도대체 뭐가 정치운동이겠는가.


전주지법의 판결은 개인적인 의사표현과 집단적 의사표현의 차이를 혼동한 것이다. 시국선언에서 요구한 내용을 사석에서 친구들에게 얘기를 하거나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려놓았다면 정치운동이라고 볼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동료 교사를 규합하여 다수의 교사가 시국선언을 하는 것은 명백한 정치운동이다. 다수의 교사가 무리를 지어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명백하게 표출한 것이므로 정치운동인 것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이미 이러한 상식에 기하여 판결을 한 바 있다. 대법원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 시국선언문을 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교조 간부들에 대하여 2006년에 유죄를 인정했던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시국선언문의 작성·배부는 그 자체로 명백한 정치활동이며,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집단행동”이라고 명백하게 밝혔다.


헌법재판소도 중학교 교사 등이 제기한 초·중등교원의 정치운동금지 법률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에 대하여 2004년 “대학 교원과 달리 초·중·고 교사는 기초지식 전달 등 학생 교육만 가능하도록 직무가 규정돼 있다”며 재판관 전원 일치의 의견으로 기각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전주지법은 상식에 배치되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와도 배치되는 독단적인 견해를 내세워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검찰로부터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국민들로부터 “비상식적”이라는 비난을 샀던 것이다.


인천지법은 “교육과 관련 없는 시국상황에 대한 국정쇄신 요청은 정치적 의사표현”이라면서 “교사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다른 공무원들보다 더욱 신중히 행사돼야 한다”고 밝히면서 유죄를 선고했다. 너무도 당연해서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판결이 전주지법의 터무니없는 판결 덕분에 뉴스를 탔다고나 할까. 사실, 판결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보통 사람의 상식에 맞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뉴스가 된 판결을 많이 선고한 판사는 좀 문제가 있다고 의심해볼 만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는 전교조는 교사 수만 명을 동원하여 이른바 시국선언을 했다. 그로 인하여 전교조 간부들에 대한 수많은 재판이 예정되어 있는데, 차후에는 그 판결이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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