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었던 가슴이 녹는 듯 하네”

“이제 아들의 얼굴을 보니 얼었던 가슴이 녹는 듯 하네..”

8일 오전 대전시 중구 대한적십자사 사무실에서 열린 3차 화상상봉에서 아들 손용옥(71)씨를 만난 김형대(90) 할머니는 화면속에 비친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감격스러워 했다.

충남 당진에서 살던 김씨 가족은 아들 손씨의 공부를 위해 대전으로 올라왔다가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대전까지 진격해 온 북한군이 아들 손씨를 의용군으로 징집해 생이별을 하게 됐다.

손씨는 화면을 통해 “전쟁때는 탱크를 운전하다 전쟁이 끝난 뒤 대학에 들어갔고 지금의 부인을 만나 슬하에 네 자녀를 두게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씨는 “홀혈단신인 아들을 만나 일가족을 이루고 자식들도 다 키워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며 이날 처음 얼굴을 본 며느리에게도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건넸다.

이어 김씨가 화면속의 아들 얼굴을 어루만지고 쓰다듬으며 “한번만이라도 안아보고 싶다. 어서 와서 나를 한번 업어주라”고 말하자 결국 아들 손씨는 목이 메어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60세까지 보위부에서 일하다 정년퇴직한 뒤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손씨는 어머니에게 “지금처럼만 건강하시고 백수를 누리시라”며 “어서 통일이 돼서 꼭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자”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