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李통일 “김정일花 아니라 수박이 기뻐”

▲ 3월1일 이장관의 생일에 평양 고려호텔 직원들이 수박을 꽃바구니 모양으로 조각해 그 안에 온갖 과일을 담아 선물한 생일상 ⓒ연합

5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는 남북 장관급회담에서의 이른바 ‘이면합의’ 의혹과함께 ‘김정일花’를 건네받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행동을 놓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들간 불꽃 튀는 설전이 벌어졌다.

먼저 포문을 연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김정일화는 충성맹세로 받는 것”이라며 “이 나라를 대표하는 장관이 북측이 보낸 김정일화를 받고 아무리 감격했다고 해도 감정을 자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또 “일생에 잊지 못할 기쁜 선물이란 표현을 했느냐”고 캐물었다.

이에 열린당 탈당파 등 범여권 의원들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전근대적 발상”이라며 공방을 벌였다.

이 장관은 다소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호텔 측에서 호의로 준 걸로 알고 ‘기쁜 생일을 맞았다’고 얘기하며 받은 것”이라며 “꽃이 여러 개 있는 것이지, 무슨 김정일화 꽃다발이 따로 있고 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이 장관은 ‘김정일화’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이날 오후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진행된 ‘통일부 창설 3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장관급회담 경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또 한번 해명하고 넘어갔다.

이 장관은 “3월1일이 내 생일이었는데 이날 평양 고려호텔 직원들이 수박을 과일 바구니 모양으로 예쁘게 조각해 그 안에 온갖 과일을 정성들여 담아 선물한 것을 보고 매우 기뻤다”며 “꽃다발(김정일화)을 받아 기뻤던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장관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김정일화를 선물받고 기뻐했는지 기뻐하지 않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남한의 고위 관료가 김정일 우상화의 상징인 ‘김정일화’를 선물 받고도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과거 북한은 김정일 우상화의 상징인 김정일화를 이산가족 상봉장에 들고 나와 남한 당국이 항의하는 등 갈등을 빚어 정치적 색채가 짙은 꽃으로 간주돼 왔다. 북한은 지난달 김정일화 전시회를 열어 “남측 인민들도 김정일화를 출품했다”고 주민들에게 위장 선전하기도 했다.

한편, ‘김정일화’는 1988년 2월 김정일의 46회 생일에 맞춰 명명된 베고니아과의 붉은색 꽃으로, 일본인 가모 모토데루가 품종을 개량해 김정일에게 선물했다. 난초과인 자주색 김일성화, 국화인 목란과 함께 북한체제를 대표하는 꽃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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