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월북 ‘음주항해’로 결론나나

13일 오후 군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황만호’(3.96t)를 타고 북한으로 넘어간 황모(57.강원도 속초시 동명동)씨는 우발적인 ’음주항해’ 끝에 월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군과 해경, 기무사, 국정원 요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신조는 14일 황씨가 주변정리 및 사전준비 없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평소 술에 취하면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과격하게 돌변해 우발적으로 행동, 주변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황씨의 평소 성격을 감안하면 이 같은 추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황씨는 월북 당일 오전 11시께 다른 어선 선장 김모(54)씨와 소주 1.8ℓ1병을 나눠 마신 후 오후 1시께 어업신고서와 해경에 출항신고를 하지 않은 채 자신의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주민들은 술을 마신 황씨가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가자 ’시운전’하는 것 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씨가 함경남도 단천에서 출생해 세살 때 누나와 월남해 속초에 정착했지만 평소 북한 사회를 동경하거나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이 없다는 점도 우발적인 월북일 것으로 추정할 만한 단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500여발 가량의 총탄과 공포탄, 조명탄이 쏟아지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군사분계선(MDL) 연장선을 넘은 것으로 미뤄 의도적인 월북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술에 만취했지만 키를 잡고 거센 물살을 헤쳐나갈 정도의 의식이라면 비오듯 쏟아지는 경고사격에 반응할 수 밖에 없는데도 머뭇거림 없이 MDL 연장선을 넘은 것은 사전에 월북을 작심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추정에 근거한다.

해안선에 바싹붙어 항해를 해 레이더망을 피해간 것이나, 2001년 11월 강도상해죄로 4년 징역형을 받은 아들(24)이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이를 비관해왔다고 가족들이 진술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큰 빚을 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어머니와 늘 함께 참가자미 조업을 했는데 북한으로 넘어갔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자진 월북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하고 있다.

만약 황씨가 자진해서 월북을 했다면 북측은 대남선전 차원에서 언론매체 기자회견 등을 주선해 스스로 고백하는 기회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월북을 했다면 북측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조만간 황씨를 남측에 인도할 것으로 정부당국은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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