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고향 회령을 깨끗이하라”

▲ 회령역전 소시장 풍경

함경북도 회령은 중국과 접경지역으로 북중무역이 활발하다. 또한 중국인의 왕래가 잦고 탈북도 빈번히 발생해 북한 당국의 요주의 대상이다.

최근 김정일의 ‘어머니의 고향인 회령을 청소하라’는 특별 지시에 따라 북한 당국이 국경지역에서의 비법행위에 대한 척결에 나서 주민들이 몸을 움츠리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지난해 12월 북한 당국은 비법월경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을 지시하면서 특별히 회령시를 지목했다. 김정숙의 생일 90돌이 되는 2007년을 맞아 회령시에서 도강현상을 철저히 근절시키라고 지시했다.

회령시 한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김현철(가명·35세)씨는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대뜸 “요즘 단속이 너무 심해 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무슨 일인가’라고 묻자, 김 씨는 “작년 12월 3일 회령시에 대한 통제와 검열을 강화하라고 지시가 내렸왔는데, ‘김정숙 어머님의 생신90돌을 맞아 회령시를 깨끗하게 하라’는 지시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서 깨끗하게 하라는 내용은 문화·위생적인 의미가 아니다. 법질서와 국경통제를 잘하여 외부와 연락을 철저히 차단하고, 도강자를 없애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회사 떠나면 주민도 떠난다

그는 “최근까지 국경지역에 ‘그루빠(그룹-검열단)’가 내려와 국경경비대에 대한 검열사업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며 “ 회령 주민들을 대상으로 손전화기(핸드폰)에 대한 추적과 단속을 강화해 수백대의 손전화기를 회수해 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중국과 장사하는 사람들은 손전화가 필수인데 갑갑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전과 달리 손전화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처벌이 심하다. 벌금을 내는 경우가 많지만, 심하면 2년내지 3년이상의 노동교화소에 보낸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통화시 적발되면 노동단련대에 보내거나 벌금으로 대체했지만 지금은 처벌이 강화된 것.

김 씨는 앞으로 살길이 녹녹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상급 단위 회령에서 철수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김 씨가 다니는 회사를 타 지역으로 옮기라는 지시다.

이유를 묻자, 그는 “회령을 통해 많은 정보가 흘러나가고 도강자와 밀수를 비롯해 외부와 관련된 사건들이 빈번해지자, 당국이 그 주요 원인을 중국과 무역하는 회사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회령에 있는 무역회사 대부분은 청진이나 평양에 본사가 있다. 북한 당국은 무역 상대인 중국인들이 회령으로 자주 왕래하면서 비법행위가 많아진다고 보는 것이다.

김정숙 고향인 것이 원망스럽다

이는 중국인들이 사업상 편의를 위해 몰래 손전화기를 들여와 사용하고 전달한다는 것이다. 이 전화기를 통해 북한의 실상과 내부 자료가 전달되고 있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당장 어렵게 된 것은 무역회사가 아니라 회사 직원들이다. 무역회사가 회령에서 다른 곳으로 떠나면 그만들 수밖에 없다. 회사 사정상 합숙까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령시에서도 무역회사들이 떠나는 것을 원치 않지만 상급의 지시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무역회사들이 떠나면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무역을 통한 상호왕래와 중국과의 교류가 줄어들면 회령시의 상거래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

이것은 회령 종합시장(장마당)의 위축과 시장상인들의 장사에도 영향을 준다. 결국 전반적인 회령시민들의 생계에 악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희망이 없으니 버텨보다 안되면 도강하겠다. 그때 좀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북한 당국이 배급제 실시를 포기한 이상 주민들은 스스로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먹고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당국의 통제만 따라서는 입에 풀칠하기 쉽지 않다.

회령주민들은 북한당국의 이런 ‘청소’조치 때문에 삶이 더욱 힘겹게 됐다. 그들은 회령시가 김정숙의 고향인 것을 두고두고 원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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