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북한아이들은 행복하나요?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어린 시절 기자의 기억에도 일년 중 가장 기다리던 날이 생일과 5월 5일 어린이날 이었다. 이날은 부모님을 졸라 탕수육도 먹을 수 있고, 놀이공원에 갈 수도 있는 날이다. 곳곳에서는 다양한 기념행사가 펼쳐져 어린이들에게는 큰 축제가 아닐 수 없다.

북한에 ‘어린이 날’이라는 명칭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6월 1일을 ‘국제아동절’ 이라고 정해 북한 어린이들이 체육대회를 하거나 오락 위주의 프로그램을 즐기며 하루를 보낸다.

평양에서는 김일성 생가 근처의 만경대 유희장에서 당•정 고위간부들과 어린이, 평양 주재 외국인과 그들 자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가 마련된다. 이 행사에는 노래와 춤, 악기연주, 화술 등 다양한 종목의 예술공연을 선보이기도 한다.

북한에서 아동절은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들은 대부분 직장에 나가 자녀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다. 간혹 부모가 휴가나 조퇴를 하기도 하지만 생활의 여유가 없는 서민 가정에서는 이것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아이들은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고된 일상이 시작된다.

북한의 어린이들이라고 집에서 마냥 놀 수는 없다. 약초를 캐거나 파철(폐철)을 모아서 식량을 구해 먹고 사는 데 일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90년대 중반 수많은 형과 누나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은 사실을 직접 목격하고 들으면서 자란 세대들이다. 이들에게는 공부나 숙제에 대한 공포가 아닌 굶주림과 폭력에 대한 공포가 더 크다고 볼 것이다.

북한 당국은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꽃제비 수용을 위해 집단 수용소를 만들었지만, 이마저도 부족할 정도로 꽃제비가 넘쳐난다고 한다. 몇일 전 우리는 함경북도에서 다리밑에서 자던 꽃제비 아이 두 명이 눈속에서 얼어죽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북한 부유층의 자제들은 나이키 운동화에 전자오락기를 가지고 다니며 부러움 없는 생활을 한다. 이들은 끼리끼리 어울려 외화상점에서 물건을 사고 옥류관에서 냉면도 먹는다.

하지만, 일반 어린이들은 학교를 마치면 쇠붙이를 모으러 나가거나 폐지를 수집하거나 농사일에 동원된다. 소년 군인들은 어릴 때부터 ‘장군님의 총폭탄이’ 되어 김정일을 위해 죽는 시늉까지 해야하는 존재로 전락했다.

북한에 비하면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북한에서는 중앙당 간부나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을 대여섯 살의 아이들이 한 손에 들고가며 엄마와 통화를 한다.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관람한 어린이가 제작자에게 “왜 우리 교과서에는 이런 이야기가 없나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또 다른 어린이는 “예전에는 ‘우리도 살기 힘든데 탈북자는 왜 자꾸 내려오나’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알게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 ‘어린이 날’ 에는 북한 어린이들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현주 기자 lh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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