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외화 벌어들이냐” 배짱 부린 무역국 부원, 보위부 체포

옥류교
평양 옥류교. / 사진=조선의 오늘 홈페이지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가무역이 중단된 상태에서도 어떻게든 주어진 외화벌이 과제는 충실히 수행하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에 아랑곳하지 않고 배짱을 부린 무역국 부원이 최근 보위부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올해 전염병(코로나19)으로 국가무역이 중단된 뒤에 국내 안에서라도 외화를 확보하라는 지시가 있었는데, 이를 어기고 외화계획을 미달한 한 무역국 부원이 얼마 전 보위부에 넘겨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앞서 무역국 부원들에게 국경이 봉쇄됐어도 수단과 방법을 다해 어떻게든 외화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들을 각 지방으로 내려보냈으며, 이달 초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외화벌이 과제수행에 대한 연말 총화를 진행했다. 내년 1월 초로 예정된 8차 당 대회 전(前) 이른바 ‘전투’ 과제를 평가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올해 무역국 부원들은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황해도의 벌방지대(평야)와 수산기지가 있는 곳에 내려가 과제를 수행하려 애를 썼다”며 “그런데 유독 한 부원이 외화벌이 이번 총화에서 외화계획을 미달하고도 반성하는 기미 없이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여 눈총을 맞았다”고 말했다.

다른 무역국 부원들은 다 같은 어려운 사정이지만 지방에 내려가 조금씩이라도 외화를 확보했고 심지어는 본인이 가지고 있던 돈을 털어서라도 당국이 제시한 외화벌이 계획을 수행하려 노력하는 등 어느 정도 성의를 보였으나, 이 부원은 되레 큰소리를 쳤다는 것이다.

실제 해당 부원은 ‘어떻게 국내에서 외화를 벌어들이냐’ ‘무슨 방도가 있느냐’면서 배짱을 부리고 지방에 내려가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친척 집에 머물다 빈손으로 돌아왔는데, 이것이 문제시돼 보위부에 끌려가게 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모란봉구역에 거주하는 이 부원은 잘사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고, 지방에 있는 형제들과 친척들도 이 부원의 도움으로 모두 외화벌이 기관에 종사하면서 잘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결국 이 부원은 당 정책 관철에 노골적으로 도전한 심각한 문제로 보위부에 끌려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무역국 당위원회는 이 부원이 단순히 국가계획을 수행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절박한 사정은 안중에 없이 개인의 이익에만 눈을 밝힌 문제로 보고 사안을 정치적으로 끌고 간 것”이라며 “결국 이 사건은 모든 무역국 일군(일꾼)들에게 국가계획을 수행하지 않을 때의 결과가 이렇다는 공포와 압박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후 북한 당국은 이 부원이 살고 있던 모란봉구역의 살림집에 대해 가택수색을 진행했으며, 그의 일가친척에 대해서도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원을 비롯해 가족들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으나 현재 주민사회 내에서는 이들이 추방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지방의 친척들에게도 화가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