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협의서 6자회의로 전환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진행 중인 제4차 북핵 6자회담의 무게중심이 양자협의에서 ’6자회의’로 옮겨가고 있다.

남북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참가국들이 회담 닷새째인 30일까지 활발한 양자협의로 상대측 입장을 파악한 뒤 중국이 제시한 초안을 갖고 31일 본격적인 6개국간 공동조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중국이 30일 각 참가국들이 기조연설 등에서 밝힌 입장을 바탕으로 초안을 제시했고 이후부터 6개국 차석대표급에서 초안을 바탕으로 문안 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각 국이 상대를 진지하게 경청해 ‘입장 정리’하는 1라운드를 끝내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된 1차 ‘총정리 문건’인 중국측 초안에 대한 조율작업을 벌이는 2라운드로 돌입한 셈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초안내 문안조율을 위한 차석급 6자협의가 중심이 되고 그 과정에서 좁히기 힘든 충돌점에 대한 양자협의가 사이사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견 조율을 위한 양자협의는 북미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그 중간에서 우리 대표단이 거중조정하는 모양새를 띨 가능성이 높다.

특히 1라운드가 끝난 시점인 주말에 각 국이 호흡을 한 번 가다듬고 본국 훈령을 바탕으로 한 비공식 협의가 물밑에서 꾸준하게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비공식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핵폐기 범위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북측이 주장하는 경수로를 포함한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문제는 어떻게 다룰 것인지, ‘인권’이라는 말을 포함할 것인지, 포함한다면 어떤 적절한 용어를 사용할 것이지, 관계정상화를 위한 전제조건에 대한 입장정리는 어떻게 할 것인 지 등에 대한 각국의 입장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30일 “우리는 텍스트에 대해 많은 협의를 하고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 될 것”이라며 “텍스트는 짧을 지라도 굉장히 중요하다. 한 줄 한 줄이 회담 참가국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해 문안조율 과정에서의 진통을 예고했다.

정부 당국자는 “6개국 소인수 회의가 잦아진다는 것은 각국의 문안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며, 양자협의가 많아지는 것은 양국간의 의견조정과 실질적인 협의가 많아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처럼 사실상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첫 실질 토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회담 일정도 장기화 국면을 보이고 있다.

애초 폐막일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일단 과거 세차례 6자회담 기간이었던 3박4일을 넘겼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문안 조율 작업에 들어간 점에 비춰 2∼3일 내에 6개국이 합의에 이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회담장 안팎의 분위기다.

남북회담 등 3∼4일씩 지속되는 각종 회담들이 초반의 기조연설을 통해 드러난 상대 입장을 바탕으로 곧바로 공동문안 조율에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담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측 회담 관계자는 “회담이 언제 끝날 지 점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말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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