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혜산에 김일성·김정일 대형동상 들어선다

북한 당국이 북중 국경에 인접한 양강도 혜산시에 김일성·김정일의 동상을 10월까지 세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외화벌이 회사들을 동원해 건설 자재 구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28일 전해왔다.


혜산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 가진 통화에서 “혜산시에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세우라는 중앙당의 지시가 지난달 하달됐다”면서 “도당 차원에서 10월 제막을 목표로 부지 마련과 자재구입 계획을 세워 외화벌이 회사에 할당량을 하달했다”고 말했다.


동상 건립은 만수대창작사에서 담당하지만, 필요한 경비는 지방 기관에서 부담해야 한다. 김일성·김정일 동상 건립은 당과 모든 기관을 망라해 최우선 사업이기 때문에 혜산 소재 외화벌이 회사들이 자재구입비용 조달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소식통은 “동상 건설을 담당한 외화벌이 회사들에 대해 세관을 비롯한 통제기관들이 우선적인 수출을 보장해주고 있다”면서 “농촌과 공장기업소들에는 동상주변 미화사업에 필요한 나무 옮겨심기 과제가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금까지 수백 개의 김일성 동상을 건설하고 그 주변에 혁명역사 연구실을 함께 세워 김일성 일가의 위대성을 선전해왔다. 또한 북한의 모든 시·도에 김일성의 동상을 건설하고 국가기념일마다 주민들에게 동상 참배를 지시해왔고 김정일 사망 이후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이 함께 서있는 동상을 세우는 추세다.


특히 북한은 백두산을 중심으로 양강도 일대를 김일성의 일제강점기 유격대 활동 유적지로 선전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동상이 도처에 있다. 양강도 삼지연군, 보천군, 혜산시에 항일유격대 군복을 입은 김일성 동상과 부조각상이 난립해 이를 관리하는 혁명전적지 관리소까지 있다.


북한 당국은 평양에 위치한 국가보위부와 인민무력부 청사와 만수대에 김일성·김정일의 동상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세습정치의 정당화에 나서고 있다. 지방에는 자강도 강계와 함경남도 함흥시 등에 김일성·김정일 동상이 세워졌다.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현에 거주하는 북중 무역관계자 마 모 씨는 “동상 건설과 관련된 여러 가지 자재구입을 위한 무역일꾼들이 창바이를 제집처럼 드나들고 있다”면서 “조선(북한) 당국으로부터 합법적인 무역허가를 받아 페인트, 고강도 시멘트 등 동상 건설 자재를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하는 탈북자 임 모 씨는 “북한 주민들은 동상을 살아있는 신처럼 여기고 참배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당국이) 동상 건설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동상 건설에 필요한 돈을 주민들에게 일부 부담시키기 때문에 주민생활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