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사흘차를 맞은 북한 주민들은 가족이나 친지, 가까운 이웃들과 윷놀이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일부 간부들과 직장인들은 신년사 학습과 새해 계획 달성을 위한 모임 준비를 위해 출근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압록강을 따라 북한과 중국의 국경이 접하고 있는 양강도 지역에서는 이번 설 명절에 무역사업소와 공장 단위에서 주민들에게 명절 공급을 다양하게 제공했다는 소식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 설명절은 지난해보다 명절 공급을 하는 단위들이 늘어 대다수 주민들이 설 공급을 받았다”면서 “인민무력부 산하 향련무역회사와 대성총국산하 강성무역회사 등은 명절 선물을 한 사람이 양 손에 들기 무거울 정도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양강도는 고산지대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잣과 산열매 같은 임산물과 약초 등을 채취해 중국에 수출하는 무역회사들이 많다. 주민들이 직접 손으로 채취해서 수매도 하기 때문에 관리 차원에서 중국에서 다양한 상품을 들여와 명절공급을 해주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돈을 좀 번다는 무역회사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들도 나름 명절공급으로 콩기름1kg, 쌀 한 지대(25kg), 돼지고기 1kg, 사탕과자 각각 1kg씩 내줬다”며 “양강도 임업총국에서도 비슷한 물자들이 공급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바나나나 귤, 파인애플과 같은 남방과일과 사과, 배를 내준 직장들도 있다”면서 “일부 소규모 무역회사들은 소고기나 양고기, 냉동 명태도 내주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설날 가족 상차림으로 찰떡과 만두, 소고기와 콩으로 만든 인조고기, 말린 고사리, 명태조림 등을 마련하고, 회사에서 공급 받은 과일도 나눠 먹으면서 정을 나눴다고 한다. 평양이나 개성과 달리 북부 지방에서는 떡국을 먹지 않는다.
최근 북한 시장과 편의 봉사시설들에서 명절 음식을 주문 판매하면서 돈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떡이나 만두는 집에서 힘들게 만들지 않고 사서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한 해 두 해 해가 바뀔수록 편해지는 편의봉사에 주민들도 물들어가고 있다”면서 “명절날이면 모든 집이 떡을 만들고 국수를 눌렀는데 지금은 봉사시설에서 해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한 집에 여러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있으면 다양한 선물을 받아오기 때문에 설 차례상 재료들을 시장에서 구매하는 돈을 아낄 수 있다”면서 “과일이나 고기, 술 등 직장별로 받은 음식이나 물품을 이웃과 나누는 모습도 보인다”고 설 풍경을 전했다.
또 소식통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직장들과 여맹 모두 오늘(3일)까지 휴식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음식을 먹으며 여유를 찾는 모습”이라면서 “설명절 이틀째와 사흘째에는 은 직장이나 인민반에서 가까운 사람들끼리 모여 윷놀이를 하거나 노래와 춤을 즐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