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구하러 가는데 보내달라” 하소연에도 길 막고 “돌아가라”

소식통 “20대 환자 여성 극단적 선택…보안서는 병사 처리”

청수 청수구 평안북도 국경경비대 하전사 압록강
2019년 2월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 유역, 북한 국경경비대원 모습. / 사진=데일리NK

2차 북미정상회담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북한 당국이 내부 통제를 강화하면서 주민 생활의 불편과 마찰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국경 도시에서 외국 통화 감청, 경비대 동원 숙박 검열이 진행돼 주민들 사이에 공포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북한 주요 도시에서는 시장과 역전 주변에서 꽃제비 체포, 한국 영화나 드라마 시청 단속과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달 중순 양강도 보천군에 사는 27세 여성이 국경연선에 있는 굴간(터널)을 통과하려다 이를 막는 초소 보안원들(경찰)과 다툼이 벌어졌고, 결국 집으로 돌아간 여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전해왔다.

이 여성의 자세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소 병약해 동사무소에 환자로 등록이 돼있었고, 이날은 다리 및 터널을 지나 친척집에 다녀 올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평소에는 이용이 가능하던 터널을 최근 들어 보안원들이 통제하면서, ‘유치원과 소학교, 중학교 학생들의 통학용으로만 통과를 허용했다고 한다. 이동 통제 사유는 ‘불순세력의 폭발 시도, 삐라나 낙서 행위 등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에서는 비방 낙서 사건이 있었다는 풍문이 돌았고, 2000년대 초반에 회령시에서는 실제 정권 비방 낙서 사건이 발생한 적도 있다.

터널을 이용해 도로로 나가면 10분이면 충분하지만 돌아서 가려면 최소 1시간 10분 이상이 걸린다. 몸이 불편하면 터널 너머로 이동하기 어렵다는 것. 이 여성은 시장에서 약을 살 돈을 빌리기 위해 친척집을 방문하려고 나섰다가 길이 막히자 ‘몸이 힘들어 그러니 통과하게 해달라’고 하소연했지만 들어주지 않아 절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 여성을 가족들이 발견했을 때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보안서에서는 이 여성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으며, 병사한 것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자살은 이유를 불문하고 일종의 반역죄로 간주된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살 관련한 소문은 정치행사 분위기에 찬물을 끼 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은 병사로 처리해 사회적 파장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그날 굴간을 통제한 보안원들은 아무런 뒤탈이 없다”면서 “다니는 길을 못 다니게 통제하는 바람에 죄 없는 여자만 궂은 일을 겪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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