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를 알아보겠어?”

“이 애비를 알아보겠어?”

남측의 이철희(91) 할아버지는 8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4층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장에서 6.25 전쟁 통에 헤어진 딸들을 만났다.

푸른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춘원(72.여), 영수(66.여), 춘엽(62.여), 춘산(56.여)씨 등 네 딸들은 일제히 일어나 아버지를 향해 고개를 숙였고 이 할아버지도 반가움에 자리에서 일어나 딸들을 바라봤다.

아버지와 딸들의 첫마디는 상대방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큰 딸 춘원씨는 울먹이며 “저를 알아보시겠어요?”라고 물었고 이 할아버지는 “내가 죄를 많이 졌구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제 백발 노인이 된 아버지와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네 딸들은 화면을 통해 꼭 닮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핏줄을 확인했다.

둘째 딸 영수씨는 “아버님이 지금까지 살아계실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돌아가시지 않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해도 옹진군 옹진읍에 살던 이 할아버지는 1.4 후퇴 당시 객지를 돌아다니며 일을 하다 엉겁결에 부인과 네 딸 등 다섯 식구를 처가에 남겨 놓은 채 혼자 남으로 내려왔다.

북에 두고 온 어머니와 아내, 형제들의 산소의 위치를 딸들에게 자세히 물어 확인한 김 할아버지는 딸들에게 “산소를 잊어버리지 말고 잘 관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할아버지가 남으로 내려와 낳은 딸 인아(48)씨와 둘째 아들 재윤(38)씨는 “이렇게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북의 네 딸들도 “동생들이 생겨서 정말 반갑다”며 “동생들이 이렇게 아버님을 돌봐줘서 이렇게 정정하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할아버지의 여섯 자녀들은 “꼭 통일을 이뤄 서로 얼굴을 보고 아버님이 고향 땅을 밟을 수 있도록 해드리자”고 입을 모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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