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끓는 ‘父情’…최우영 납북자가족協 회장

“이제는 진보진영에서도 납북자문제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최우영(37.여)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은 사실상 우리 사회에서 제일 먼저 납북자 문제의 인도주의적 해결을 촉구해온 인물이다.

2000년 2월 남북관계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7명의 납북자 가족으로 납북자가족모임을 만들었고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우리도 햇볕정책의 수혜자이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최씨와 납북자 가족들의 목소리는 사회적 공감으로 이어지면서 2차 이산가족 상봉부터는 납북자 가족들도 이산가족 상봉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었다.

최씨는 1987년 1월15일 백령도 부근에서 북한경비정에 의해 북으로 끌려간 동진호 선원 최종석씨의 딸.

헤어짐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면서 최씨는 가족이 북한에 있다는 이유로 숨어지내기 보다는 나서서 그들의 고통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납북자 송환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최우영 회장은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비전향장기수들도 북한으로 송환시켰는데 이제 남쪽의 납북자 가족들도 북쪽의 가족들을 만나야 하지 않겠느냐”며 “무조건 북한을 욕하자는 것이 아니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헤어진 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남북 당국이 노력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납북자 문제를 단순히 북한인권개선을 요구하는 보수단체만 관심을 갖기 보다는 그동안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애썼던 진보적인 인권단체에서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있다.

최 회장은 “2000년과 2001년 진보적인 인권단체와 대화해 보았지만 남북관계 진전이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납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며 “이제는 남북관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도 진보적인 인권단체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과거사 정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가족이 북쪽으로 끌려갔다는 이유로 국가권력으로부터 감시를 당하고 연좌제 등으로 취업의 기회를 박탈 당했던 납북자 가족들의 아픔을 국내 인권단체들이 조금이라도 감싸 안아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직장을 가진 최씨는 바쁜 시간을 쪼개 일을 하느라고 좀 더 많은 시간을 단체 활동에 쓰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는 “지금 협의회에는 36가족이 참여하고 있고 매월 소식지를 발간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며 “가족들과 서로 만나 보듬어주면서 활동을 했지만 납북자 문제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으니까 가족들도 참여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에게 납북자 송환활동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원동력은 역시 아버지.

2005년 10월부터 노란손수건 달기 행사를 벌이고 있는 최씨는 “남편을 기다리며 떡갈나무에 노란손수건을 단다는 내용의 소설을 읽고 나도 아버지를 기다리면서 노란손수건을 달기 시작했다”며 “아버지가 오신다면 판문점을 통해 임진각을 거쳐 오실 것이라는 생각에 이 곳의 나무들에 손수건을 달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픔을 이해해주는 많은 주변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

“내가 노란손수건을 매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분과 여러 교회, 이화여대 등에서도 동참을 해주셨다”며 “납북자의 아픔을 알아주시는 그런 분들이 있어서 너무나 힘이 된다”고 환하게 웃었다.

최 회장은 “아버지가 남쪽으로 오시길 희망하고 있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정부쪽에서 전해들었다”며 “아버지가 돌아오실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늘 납북자 문제를 우리 사회에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연합